국민 퇴진 여론에도 꿈쩍 않는 朴, ‘샤이 지지층’ 탓?

[헤럴드경제]국민들의 빗발치는 퇴진 여론에도 청와대는 합법적인 절차로 차라리 탄핵을 하라며 대통령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촛불은 꺼진다”며 촛불 시위를 비하하는 등 친박 정치인들은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섰다. 이런 움직임 뒤에는 여론조사에는 잡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박근혜 지지층’이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이(shy; 부끄워하는) 지지층’은 ‘샤이 트럼프’ 현상을 빗댄 개념이다. 이 현상은 지난 11월 9일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승리는 그를 지지하지만 속내를 숨긴 지지층 덕분이란 얘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로 역대 최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계 내에선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 대통령 지지율에 관해 “앞으로 대통령 노력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고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박계 내에선 “여론조사 무응답층도 ‘샤이 박근혜’다”면서 “곧 모두 대통령에게 돌아올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비박계도 ‘샤이 지지층’의 존재를 인정한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박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이른바 ‘대놓고 박근계’ 5%와 함께 10∼15% 정도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샤이 지지층’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응답률을 보면 최순실 사건 이전과 견줘 급격히 하락한 경향을 찾기 어렵다. 예를 들어 대통령 지지율이 40%였던 한국갤럽의 1월 8일 조사의 응답율은 23%로, 이는 지지율 5% 시점인 11월 18일 발표 시점의 응답률 24%와 별 차이가 없다. 특히 정치적 반대층인 젊은 세대의 응답율이 일관되게 낮은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층’인 대구ㆍ경북, 5060세대에서의 응답률 낙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시위가 서울을 넘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부산, 대구에서도 대규모로 진행됐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앞서 치러진 4ㆍ13 총선에서도 5060세대와 영남 유권자들의 지지 철회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일보 기고를 통해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실체가 분명하지도, 대세에 영향도 없는 가상의 샤이 박근혜 지지층을 근거로 해 국민들의 분노 자체를 부정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 누구보다 대통령을 사랑했고,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지지자들의 심정을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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