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모금 관행” 주장에… ‘말이 되나’ 비판 쇄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과거 정권에서도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여권 인사들의 주장이 제기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물타기’라는 비판이다. 출연 성격과 방법, 이유가 확연히 다른데도 ‘돈을 냈다’는 사안이 동일하단 점을 근거로 ‘관행’이란 점을 강조한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비판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은 기업의 양극화 해소를 요청하며 삼성에 8000억원, 현대차에 1조원 출연 약속을 받았다”고 썼다. 과거 정부에서도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키로 한 것은 에버랜드 천환사채(CB) 편법 배정 및 안기부 X파일 파문 등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 원인이었다. 청와대가 출연을 요구한 사안은 아니다. 현대차의 1조원 출연 약속 역시 당시 경영권 승계에 의혹이 제기되자 이후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사회환원 약속이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는 자금 출연 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대국민 사과 발표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삼성8000억, 현대차 1조원’ 주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20일 발표한 ‘변호인 의견’에 적시된 내용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유 변호사는 ‘역대 정부의 공익사업 추진 사례’를 소개하며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2659억원),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출연(7184억원)과 함께 김대중 정부의 대북비료사업 보내기 사업(100억원), 전두환 정부의 일해재단 모금을 유사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주체가 돼 기부금을 모집한 사례여서 청와대 수석이 직접 기금 출연을 강제한 이번 사안과는 성격이 다르고, 김대중 정부의 비료사업 보내기 사업 역시 개인이 이득을 취하거나 취하려 한 부분 등에 있어 현재의 사안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도 ‘물타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서울역 광장 집회에서 “임기 말이 되면 (대통령이) 다 돈을 많이 걷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금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을 좋게 해서 안걸린 것일 뿐”이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재단 측은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법적대응키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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