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는 탄핵 외길뿐, 국회가 더 적극 나서라

이제 외길 수순이다. 대통령은 범죄의 피의자고 국민과 민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한 미안함이나 부끄러움도 없다. 법대로 하라는 버티기 의지만 보일뿐이다. 이런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 오는 길은 오직 탄핵 뿐이다. 많은 이들이 가결에 필요한 인원 200명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탄핵을 망설여왔다. 더구나 소추안의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움츠러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실패 사례를 예로 들기도 한다. 내년 1~3월 2명의 재판관이 임기 종료를 맞는 상황에서 헌법재판관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한국의 정치사는 꼭 필요한 한 획을 그어왔다. 시도도 하지 않는데 변곡점이 올리는 만무하다. 정치적 주판알을 퉁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주말 특검안이 196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국민적 분노 지수는 한층 높아졌다. 200명의 탄핵안 가결 마지노선은 이루지 못할 목표가 아니다. 법원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지난 12일에 이어 19일에도 정부가 아닌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줘 정부청사와 청와대 인근 행진을 가능케했다.

헌재 재판관들이 임명권자의 눈치만 볼 것이란 우려를 접어도 좋을 듯하다. 재판관 개인 의견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데 그들도 역사의 오점을 남기고 싶을리 없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측근 비리 문제가 핵심이었다. 당시 헌재는 노 대통령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은 인정했지만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만큼 중대한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통령이 부정부패를 지시했다고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지시임이 너무도 분명한 통화 내용도 노트 메모도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대통령은 직무집행 과정에서 현행법을 명백히 위반했고 헌법에 명시된 ‘탄핵소추’의 대상이 됐다. 이제 탄핵은 정치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다. 탄핵에 나서지 않으면 국회는 대의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직무유기가 된다. 탄핵이 성립되지 않으면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인정해야 한다. 19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이제 20대 국회도 딱 그 수준을 넘지 못하는 셈이다. 국정농단의 재발 가능성을 DNA로 간직한 채 새로운 권력을 맞게될 수 밖에 없다. 그건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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