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촛불①] 100만촛불에도 꿈쩍않는 권력에 분노커진 민심…26일 최대인원 모일까

-퇴진행동, “26일, 사상 최대 인원 광화문 집결할 것”

-檢 vs 靑 구도, 시민 분노 상승시켜

-SNS로 평일 집회, 소등시위ㆍ경적시위 참가 독려 이어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이 우리나라 국민성이 ‘우’하는 게 있어 지금처럼 촛불집회가 이어진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박 대통령의 뜻과 같다면 우리 국민들을 너무 쉽게 본 것입니다. 오기로 버티겠다면 거악(巨惡)이 물러날 때까지 국민들도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여 목소리를 계속 높일 것이라 확신합니다.”(김모 씨, 47, 대구 수성구)

[사진=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및 전국 각지에서는 주최 측 추산 95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해 ‘박근혜 퇴진’을 주장했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100만여명이 모였던 지난 12일 촛불집회에 이어 19일에도 서울 60만명, 지방 35만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하지만, 청와대는 의혹 부인, 검찰 수사 비협조, 박 대통령의 국정 복귀 등 시민들의 목소리와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민들도 향후 열리는 촛불집회에 적극 참가하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 중이다.

21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오는 26일 서울 집중 촛불집회에서는 역대 최대인 100만명 이상이 광화문 광장 일대에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꼭 서울에서만 집회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개최하는 것으로 지난 19일이 숨 고르기였다면 26일은 시민들의 힘을 총결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 고르기 성격의 집회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 19일 제4차 집회 때 모인 인원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날 주최 측 추산 95만명(경찰 추산 26만여명)이 서울 광화문 일대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퇴진행동은 이 기세면 제5차 집회 때 사상 최대인원을 달성하는 것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들 역시 촛불집회가 장기화 양상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끈기를 갖고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사진=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및 전국 각지에서는 주최 측 추산 95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해 ‘박근혜 퇴진’을 주장했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19일 광화문광장에 나온 이민희(24) 씨는 “다음주에 또 나오기 위해 오늘은 집으로 돌아 간다”며 “26일에는 전국민이 광화문으로 온다 하니 그 때 모여 박근혜 퇴진을 확실히 이루자”고 말했다. 고교생 이정길(16) 군은 “오늘 친구들과 다같이 오고 싶었는데 버스비가 없는 친구들이 많아 모금에 나섰다”며 “다음에는 버스를 전세 내 26일에 꼭 만나자”고 말했다.

19일 집회에 참가하지 못한 시민들 역시 26일 집회 및 향후 집회에는 꼭 참가하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다는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반박, 향후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만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이인욱(30) 씨는 “12일엔 시위에 참가했지만 19일엔 개인 일정때문에 불참했다. 20일 청와대와 박 대통령 변호인의 반박을 보고 참아왔던 화까지 치밀었다”며 “내가 열심히 번 돈으로 나가는 세금이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에게 들어간다 생각하니, 그들을 하루 빨리 물러나게 하고 정당한 나라에 세금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6일부터는 쭉 집회에 나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진=1~4차에 걸친 촛불집회는 기존 대규모 집회들과는 달리 ‘평화시위’의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집회 후 경찰버스에 부착된 스티커를 자발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이 밖에도 시민들은 주말에 열리는 대형 집회 이외에 평일 집회에 수시로 참가하는 것은 물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전국 가정 및 사무실에서 동시에 전등을 끄는 ‘소등시위’, 차량 경적을 울리는 ‘경적시위’ 등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피로감 등이 향후 촛불집회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은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오는 것”이라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헌정 유린이란 상황에 대한 분노라는 감정이 섞인다는 사실만으로 시민들의 행동 자체를 비이성적이라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분노가 극단에 치달아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다같이 모였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했을 때 자칫 환멸이나 냉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사회 전체적인 발전 동력을 꺼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