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미제사건, 끈질길 추적 끝 검거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찰이 18년 전 미제 살인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범인을 붙잡았다. 18년 전 채취했던 DNA에서 범인의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전과자 8000명을 대조한 끝에 범인을 붙잡을 수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998년 10월 가정주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강간ㆍ살인)로 오모(44) 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98년 경찰이 방송에 내보냈던 피의자의 지명수배 사진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 1998년 10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가정주부 A 씨에게 “집을 보러왔다”고 속이고 집에 들어가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도봉경찰서는 수사본부를 설치하며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한 남성의 DNA에서는 혈액형밖에 확인할 수 없었고,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확보했지만 용의자 검거에는 실패했다. 경찰이 2년 동안 추적에 나섰지만 결국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당시 수사본부에서 사건을 담당하던 김응희 경위는 사건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원래 살인의 공소시효는 15년이지만, DNA 등 명확한 증거가 남아있을 경우 10년 연장된다는 점에 착안해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긴 후에 다시 사건을 수사했다.

김 경위는 당시 범행 수법이 비슷한 전과자 8000명 중 혈액형이 일치하는 125명을 찾아내 사진과 DNA 비교를 진행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DNA가 일치한다는 답변을 받아 잠복 끝에 오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오 씨는 “생활정보지를 보고 전셋집을 알아보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혐의 내용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오 씨가 그동안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김 경위는 “당시 피해자의 자녀들과 최근 통화했다”며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자식들은 날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라면 해결 못한 사건은 반드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 동안 사건이 가슴에 남아있었다”며 “뒤늦게나마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의 한을 풀어주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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