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반출 막혀…‘깡통’ 된 안드로이드오토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정부가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덩달아 방대한 국외 서버를 기반으로 국내서 지도 연동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던 구글의 계획도 무산됐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이미 자동차에 기술적으로 기능이 구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되게 됐다. 바로 ‘안드로이드오토’ 얘기다. 
북미형 쏘나타에서 안드로이드오토가 구현되는 모습 [출처=현대차미국법인]

22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오토는 지도 정보가 없으면 원천적으로 정상적 작동이 불가능하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오토는 지도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다른 기능도 지도 정보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구글맵은 한국에선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대중교통 길찾기 서비스만 된다. 3D지도, 자동차 운전경로 안내, 보행자 및 자전거 길 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차량 내비게이션, 실내지도 등은 지원되지 않고 있다. 

혼다 어코드에서 안드로이드오토를 연결하는 모습 [출처=혼다코리아]

안드로이드오토는 쉽게 말해 안드로이드 기기 상에 구현되는 기능이 차량 디스플레이에 그대로 보여져 마치 차량 디스플레이가 안드로이트 태블릿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기능이다.

북미 등 해외서 이 기능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구글 계정을 통한 그간의 주행 이력들이 구글맵에 고스란히 저장돼 내비게이션, 장소 검색 등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선호하고 있다.

현대차도 북미 소비자 성향을 겨냥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쏘나타)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쏘나타인데도 국내에 출시된 쏘나타에는 이 같은 기능이 탑재돼지 못했다.

탑재를 해도 우리나라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에 두고 서비스할 수 없도록 막혀 있어 안드로이트오토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의 지속적인 국내 지도 국외 반출 요청이 이어지던 상황에 현대차도 올해 출시한 i30부터 국내에도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을 넣었다. 이날 정식 출시된 신형 그랜저(IG)에도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이 적용된다. 여기에 현대차는 현대엠엔소프트 등과 함께 각종 데이터 처리 기능을 향상시킨 5세대 내비게이션까지 새롭게 탑재시켰다.

하지만 구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i30, 신형 그랜저에 있는 안드로이드오토 또한 당장 놀릴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글맵이 풀려야 안드로이드오토 실행도 가능한데 구글맵이 막혀 안드로이드오토도 쓸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모델에도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이 있지만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 시기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드로이드오토가 막히자 한국지엠은 말리부 이상부터는 자체적으로 별도 지도 콘텐츠를 추가해 내비게이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파크 등 하위 모델에는 지도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는다.

수입차 중에서는 혼다가 북미에서 판매되는 신형 어코드를 그대로 들여오면서 안드로이드오토 기능도 포함시켰지만 역시 앞으로도 이 기능은 정상적으로 쓸 수 없게 됐다.

사용자 중에는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구글에서 해외 확장자 파일(androidauto.apk)을 검색해 스마트 기기에 저장한 뒤 우회적으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도 데이터가 세밀하지 않다보니 서비스되는 양과 질이 극히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구글이 반출을 요구했던 지도는 우리나라의 지형과 건물들의 위치, 출입구까지 세세하게 볼 수 있는 5000분의 1 고정밀 지도다.

안드로이드오토가 막히면서 가장 아쉬운 점 하나로 차량에서 구글의 정교한 음성인식 기능을 경험해보지 못한다는 것이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를 타고 가면서 구글의 뛰어난 자연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구글맵 상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면 획기적으로 편리할 수 있는데 이 점이 막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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