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도자들 “마약 처벌은 인권 침해… 비범죄화 해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글로벌 지도자급 인사들로 구성된 비정부기구 ‘세계마약정책위원회’(GCDP)가 마약 비범죄화를 주장했다.

GCDP는 세계 각국이 마약 이용 및 소유에 대한 민형사상 규제를 끝내야 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GCDP는 코피 아난 전 유엔(UN) 사무총장,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브라질ㆍ폴란드ㆍ멕시코ㆍ콜롬비아 등의 전직 대통령이 회원으로 있다.

[사진=GCDP 회원들. 출처는 GCDP 홈페이지]

GCDP는 보고서에서 수십년동안 UN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마약을 범죄화하고 처벌하는 데 주력했지만, 마약 사용을 줄이는 데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15~64세 이상 인구의 마약 사용자는 2003년 이후 33% 올라 2014년에는 2억4700만명에 달하게 됐다는 것이다.

GCDP는 마약을 범죄화하는 것이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UN 및 각국의 마약 규제로 인해 전세계 55억 인구가 적절한 진통제에 접근할 수 없어 고통받게 됐고, 이는 UN이 스스로 만든 인권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GCDP의 회원으로 있는 미셸 카자치키네 전 ‘에이즈ㆍ결핵ㆍ말라리아 퇴치 세계기금’ 사무국장은 “이것은 사생활 권리에 관한 문제이며, 국가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수백만명의 마약 사용자의 삶에 간섭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GCDP는 또 마약 소유를 비범죄화한 포르투갈을 올바른 정책 대안으로 조명하는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글로벌 정치 지형이 마약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우파 포퓰리즘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GCDP의 이번 보고서가 나온 점에 주목했다. 스위스 대통령을 지냈던 루스 드라이푸스 GCDP 회장은 우파 포퓰리즘이 마약 비범죄화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치인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며 마약 남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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