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강화 서두르는 오바마 행정부…반발하는 공화당

금융보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임기 종료 전에 금융규제를 강화하려고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차기 행정부를 접수하게 된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데다가 일부 규정 도입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결실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규제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려고 서두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예를 들면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의무 중재 조항’ 서명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진 중이다.

이 조항은 금융기관과 분쟁이 생긴 경우에 소비자가 소송을 하기에 앞서 먼저 중재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으로,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리처드 코드레이 소비자금융보호국장은 서둘러 규정을 완성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위기때 은행이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새로운 완충장치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돈을 더 많이 비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SEC는 또 리스크가 큰 파생상품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오바마 행정부에서 새로운 규정을 못 박으려는 데 대해 공화당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젭 헨살링(텍사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매리 조 화이트 SEC 의장에게 “이런 야밤의 규정 마련은 건전한 정책에 도움이 안 되고, 민주주의 책임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금융규제 업무를 맡은 기관들은 절차를 서두르는 게 아니라 미리 만들어진 로드맵에 충실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이전에는 일부 금융기관과 로비단체들도 규정을 서두르는 것을 지지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하면 오바마 행정부에서보다 더 강한 규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하지만 예상외의 승리를 거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규제가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입장은 바뀌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단 규정이 마련되면 이를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행정절차법(Administrative Procedure Act)에 따라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한 뒤에야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반발에도 아랑곳없이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운 규정을 완성하면 공화당은 ‘의회검토법’(Congressional Review Act)을 꺼내들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거의 사용된 적이 없는 이 법에 따르면 내년 중반까지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과반의 표를 얻으면 올해 5월 이후에 만들어진 규정을 폐기할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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