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국무회의 ‘설전’…“대통령ㆍ국무위원 책임지고 사퇴하라”

-“국정농단 국무위원도 책임…촛불민심 대통령에 전달해야”

-야당인사 유일…“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통과 민심 더 자극”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고 태도가 여전히 매우 실망스러워서 계속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분노감을 느꼈다”며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황교안 국무총리, 국무위원들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로부터 촉발된 유래없는 국정 혼란에 대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 종료 직후인 오전 9시 40분쯤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국무위원들이 반성과 성찰의 자세를 보이지 않자 분노의 표현으로 국무회의 중간에 퇴장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 상시 배석할 수 있게 됐지만 발언권만 있을 뿐 의결권은 없다.

박 시장은 국무위원들을 향해 “지금이라도 촛불민심을 대통령에게 바르게 전달해 조기 퇴진하도록 해라. 국민에 대한 책무감,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한 그런 용기도 없느냐”고 질타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100만 촛불의 민심은 더 이상 대통령이 국정에 관여하지 말고 퇴진해야함을 엄중히 명령한 것이다”며 “대통령은 국정농단의 피의자로 이미 국정운영을 위한 국민거 지지와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본이이 공모한 헌법유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무의원들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위원 단 1명이라도 대통령에게 제대로 직언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무위원들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과 국무위원들 사이에 장시간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국무위원 사퇴 촉구 발언에 대한 오히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에게 공박당했다고 덧붙였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사퇴 논의하는 게 정당하냐”고 반박하자 박 시장은 “서울시장에게 의결권은 없어도 발언권이 있는 이유는 국민 입장을 대변하라는 뜻”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무회의에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야당측 인사가 서울시장”이라면서 “지속적으로 국민의 뜻을 국무회의에서 전달하는 것이 국민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들에게 사퇴하고 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전했다.

이날 국무회의 통과된 한일 양국이 군사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한일 GSOMIA 협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정부가 지난달 27일 한일 GSOMIA 협상 재개 방침을 발표한 지 26일 만이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속전속결로 정부 심의를 마친 셈이다.

박 시장은 “제국주의 침략의 가해자인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과거청산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협정을 국민적 공감대마저 결여된 채 서둘러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협정 체결로 분노하는 민심을 자극해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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