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35년ㆍ단일 19년 역사 새누리, ‘분당(分黨)’으로…“남ㆍ김 탈당 흡인력 클 것”

-김무성 전 대표 등 구심점 역할 따라 ‘잔불’이냐 ‘큰불’이냐 양상 바뀔 듯

-정병국 의원 등 쇄신파 핵심도 “안에서 맞설 것이냐, 새 보수 기틀 나질 것이냐” 고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보수 구심세력으로서는 35년(1981년 1월 민주정의당 창당), 단일정당으로서는 19년(1997년 11월 한나라당 창당)의 역사를 가진 새누리당이 결국 ‘분당(分黨)’의 길로 접어들었다. 여권 주요 대권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당내 대표적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3선)이 22일 동반 탈당을 선언하면서다.

“부패한 보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해야 한다”는 비박(非박근혜)계의 목소리가 거센 것을 고려하면, 눈덩이는 순식간에 불어날 수도 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잠룡급 구심점의 역할도 관건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왜 우리가 친박(親박근혜)계에 등을 떠밀려 나가느냐”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와 김용태 의원.   [사진=헤럴드경제DB]

남 지사는 22일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한때 정병국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남ㆍ원ㆍ정) 등과 함께 ‘천막당사’를 주도하며 당 쇄신을 이끌었던 ‘원조 소장파’ 입에서 나온 ‘종언’이다. 남 지사는 이어 “어떻게 정치를 바꾸고, 새 정당을 만들어 모두와 함께 갈까를 생각하고 있다”며 “상당히 많은 동료, 20명(교섭단체 구성요건)이 넘는 분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과 김 의원의 이날 탈당이 ‘보수 혁명’ 또는 ‘건강한 신당 출현’의 물꼬가 되리라는 자신감이다. 남 지사는 “정치인생을 건 결단이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시간의 문제’일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 것이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설하겠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 파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비박계 4선 김재경 의원은 “(탈당이) 주류적인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친박계) 지도부가 ‘알박기’ 식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새 보수진영을 끌어안고 당을 만들면 좋은 분들이 흡인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고 평가했다.

다만, 남 지사가 정치권을 흔드는 ‘큰불’로 성장하려면 김 전 대표 등 대선후보급 구심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에도 잡히지 않는 남 지사의 지지율로는 ‘기수(旗手)‘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다. (그러나 동반 탈당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는 김 전 대표의 입(이날 국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새누리당의 침몰을 주도한 것은 친박계인데, 왜 우리가 나가야 하느냐”는 비박계 일부의 ‘억울함’도 변수다. 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친박계 지도부의 행태를 보면, 마치 (비박계에게) 마지막 수순인 ‘탈당’으로 가라고 등을 떠미는 듯하다”며 “그런데 거기에 떠밀려 나가야 할 것이냐, 이런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남 지사는 이날 선언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가를 집권세력과 특정 지배층의 사익을 채우는 도구로 만들었다”고 규정했다. 친박계 지도부가 장악한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정당이 특정인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며 “정당의 지도자가 특정권력에 맹종하면 사이비 종교집단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