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근혜노믹스]성장-고용-소득 ‘474 공약’ 하나도 달성 못해…‘잃어버린 5년’ 현실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나라 전체가 통째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이 총체적 실패의 길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집권 초에 내건 ‘4ㆍ7ㆍ4(잠재성장률 4%대,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 공약’은 하나도 달성하지 못하고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게다가 국정시스템 붕괴현상이 지속될 경우 내년 경제도 침체에 빠지게 돼 ‘잃어버린 5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각 차원에서 구국 차원의 조속한 결단으로 더 이상의 경제붕괴를 막아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박근혜정부는 성장과 고용ㆍ국민소득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며 2013년 2월 출범했으나, 4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실현한 공약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오히려 2%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실질 성장률도 단계적으로 떨어져 2%대에 머물고 있고, 이제 2% 붕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권별 실질 경제성장률을 보면, 김대중정부 시절 5년 평균 5.32%에서 노무현정부 4.48%, 이명박정부 3.2%에 이어 박근혜정부 출범후 3년 동안엔 2.93%에 머물렀다. 올해와 내년에도 2%대 초~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2%대 성장이 고착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무리한 경기부양으로 가계부채가 1300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최대에 달해 우리경제의 사실상 ‘시한폭탄’이 된 상태다.


고용률 70%도 이미 ‘물 건너간’ 상태이며, 정반대의 실업대란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지난달 현재 66.5%로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10월(64.6%)에 비해 불과 1.9% 개선되는데 그쳤다. 그나마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 정규직과의 격차가 확대돼 고용의 질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률은 2.8%에서 3.5%로 0.7%포인트 올랐고, 15~29세 청년실업률은 6.9%에서 8.5%로 치솟았다. 체감실업률은 20%를 넘는다. ‘일자리 중심의 정책’이 실효성이 없었던 셈이다.

국민소득 지표는 참담하다. 박근혜정부는 임기내 4만달러대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3만달러조차 어려운 상태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4년 2만8000달러대에 진입하며 3만달러에 다가가는 듯했으나, 경기침체와 원화약세 등으로 2015년 2만7000달러대로 주저앉았고 올해도 2만7000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15~2016년은 ‘상실의 2년’이 될 가능성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에야 3만달러대 진입이 가능하고, 전망치를 내놓은 2021년까지 4만달러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우리경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물론 기업ㆍ가계가 똘똘 뭉쳐도 탈출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져, 이제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할 새로운 리더십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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