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혼족경제학 ①] 혼자=지지리 궁상? 천만에요…‘1코노미’인걸요

-혼자가 좋은 사람들, 그들의 소비흐름 주목

-1인 경제 상징어 되면서 새 경제세력 부상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1. 30대 직장인 최모 씨. 혼자 산다고 하니 직장 동료들의 으레 쏟아지는 동정 어린 눈빛이 부담스럽다. ‘싱글족’들은 맨날 궁핍하게 사는 줄 안다. 생활에 치이다 보니 가끔 끼니를 거르거나할 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남들 하는 건 다 하고 산다. 오늘도 최씨는 혼자 극장을 찾았다. 옆에 커플은 서로 다른영화를 보자며 아웅다웅이다. 어쩌면 오히려 그들보다 삶의 질이 더 높을 수도 있다.

#2. 자취경력 5년째인 20대 대학생 강모군. 자취 경력이 쌓일수록 음식 솜씨는 자연스레 늘어나는 법. 그러나 가끔 밥 양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양껏 밥을 지었다가 불규칙한 생활로 오래되어 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즉석밥이나 반찬을 선호하는 싱글족들도 적지 않다.

[사진=혼자 영화보는 ‘혼영’ 이미지.]

혼밥, 혼술, 혼클(혼자 클럽 가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으로 시작되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과거 ‘나 혼자’는 궁상의 표본과도 같았지만 이젠 나혼자 하는 일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1코노미(1conom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1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이처럼 나홀로 문화를 경제적으로 해석한 신조어가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혼족 문화에서 소비하는 사람을 파워 컨슈머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혼자 영화 보기인 ‘혼영’의 경우도 이제 보편적인 여가 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체 영화 티켓 매출 중 1인 티켓의 비율은 2012년 7.7%, 2013년 8.1%, 2014년 9.7%, 2015년 10.1%를 기록하는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메가박스는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지난 2013년 코엑스점에 혼족을 위한 싱글석 2개 관을 도입한 후 2014년 4개 관을 추가 도입했다.

이들이 혼영을 하는 이유는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 ‘약속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결국 함께 영화를 보기위해 서로의 취향과 시간을 협상하느라 애를 쓰느니 나 혼자 편하게 보고싶은 영화를 보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지속적으로 싱글족 관련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매출데이터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대비 올해 10월에 반찬의 경우 108% 매출이 늘었고, 즉석밥은 70%, 라면 40%, 생수 34%씩 각각 늘었다.

티몬이 지난 9월 농심과 함께 선보인 PB제품인 간편식품 진짜 시리즈도 2만개 이상 판매되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도 ‘혼영’ 못지않게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몰 지구(G9)가 9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혼자 해외여행을 가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럼 왜 ‘혼행’을 다니는지 물었더니 20~30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가 가장 많았고, 40대 이상은 ‘혼자 다니는 게 편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한 저가비용 항공사는 홍콩, 오사카, 대만, 세부 등 혼행족이 선호하는 8개 외국 도시에 대해 1인 예약을 하면 추가 할인을 해주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남는 좌석도 팔고 ‘혼행족을 우대한다’는 입소문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혼족들이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소비 패턴의 변화를 불러 일으키며 기성세대에 비해 취미나 여가생활 등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과감히 지갑을 열며 파워 컨슈머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코리아 2017’에서는 “침체된 소비 시장에 ‘자발적 고립’을 통해 무엇이든 ‘혼자 하기’를 선호하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잇달아 큰 인기를 얻으며 침체된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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