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호 조달청장 인터뷰] “벤처 신기술 혁신제품, 공공시장 공급 지렛대 역할 충실”

신산업·신생벤처 전용쇼핑몰 ‘벤처나라’ 구축

드론·클라우드 등 유망제품 시장진입 총력

“청년실업문제 해결에도 힘되어 줄것” 강조

시장개척단 파견·해외전시회 참가 등 지원

올 9월 기준 수출 실적 3.3억달러 성과도

현 정부의 ‘창조경제’라 하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말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이 같은 창조경제를 이뤄내며 건실한 기업을 이루기까지는 가진 어려움이 많다. 그중 첫 번째가 판로의 부재다. 아무리 기발하고 전망 있는 기술력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제품은 사장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새싹기업들에게 정부가 나서서 공공조달시장 진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울 때 초기 기업들의 성공 창업률이 높아지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를 살리는 긍정적 효과로 나타난다. 조달청이 신산업과 신생 벤처기업을 위한 전용 쇼핑몰 ‘벤처나라’를 구축해 드론ㆍ클라우드 같은 미래유망 제품이 공공 조달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벤처ㆍ창업기업의 신기술ㆍ혁신제품을 공공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경제 활력을 돕고,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정양호 조달청장을 만나 공공조달시장의 확대 개방과 그에 따른 지원제도의 취지를 들어봤다. 

산자부출신 1호 조달청장인 정양호 조달청장은 벤처ㆍ창업기업의 신기술ㆍ혁신제품을 공공시장에 공급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달청이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다음은 정 조달청과의 일문일답.

-조달청장으로 부임한지 9개월이 지났다. 산자부출신으로 첫 조달청장인데 소회를 말해 달라.

▶ 그 동안 조달청은 기재부 출신이 주로 청장을 맡아 예산절감 등 주로 경제적 부분에 초점을 두고 조달정책을 전개해 왔다. 산자부 출신인 제가 왜 이 자리에 오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산자부 경험을 살려 ‘공공조달을 통해 산업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주문으로 알고 있다. 결국 대규모 공공구매력을 활용해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을 골고루 지원하는 것이 저와 조달청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5월에는 경제ㆍ산업 지원을 위한 ‘국정과제 지원계획’을 수립 발표해 차질없이 수행 중이다. 일례로, 신산업과 신생벤처기업이 손쉽게 조달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벤처나라’라는 전용 쇼핑몰을 구축했했다. 유망 제품이 공공분야를 디딤돌 삼아 그 저변이 확산되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기술력있는 창업초기 벤처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하는데 많은 장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벤처나라를 만든 배경과 성과는 무엇인가.

▶ 벤처ㆍ창업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 유사 제품이 없어 입찰 경쟁이 어렵고, 판매 선례가 없어서 공공기관이 구매를 꺼리며, 특허ㆍ인증 등을 통한 수의계약 시장을 뚫을 수 있는 자금, 인력,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 벤처·창업기업의 테스트 베드(test bed)가 되어 공공판로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주기 위해 벤처나라를 구축했다. 벤처나라는 기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거래가 어려운 신기술, 융합ㆍ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에 판매할 수 있는 전용몰로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관기관이 추천한 기술ㆍ품질이 우수한 벤처ㆍ창업기업 제품 중 조달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기업의 물품 및 서비스가 등록 대상이다.

벤처나라는 공공기관과 벤처ㆍ창업기업간의 직접 거래의 장으로 상품 홍보 및 공공조달시장에서 초기 판로 기회 제공에 의의가 크다. 지금은 개통 초기이므로 구매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나, 이용대상인 공공기관의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의 벤처나라 이용이 활성화되도록 벤처나라 홍보와 등록 상품 다양화에 집중할 계획이며 실질적인 구매를 늘릴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벤처ㆍ창업기업 제품 구매에 대한 우대제도 등 제도적 뒷받침을 추진할 계획이다.

-드론 등 기술혁신형 제품의 초기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공조달시장에서 선도적으로 기술혁신형제품의 판로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돼가고 있는가?

▶ 현재의 공공조달은 중소기업 보호와 기존 완성품 중심의 판로 지원이 주를 이루어 신제품ㆍ서비스에 대한 수요 창출 기능이 미약하다. 인증제도를 근간으로 그 혁신성을 평가해 실제 기술혁신의 유도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구매와의 연계를 통해 선도적으로 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무인이동체 발전 5개년계획’에 공공혁신조달을 도입하고, 소형 무인기 기술개발에 미래부와 시범구매를 추진 중이며 기술 융복합 분야에 공공혁신조달을 접목해 신산업분야 공공조달 연계 확대를 위한 신규 수요 발굴 등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예산체계 등을 반영해 우리 실정에 맞는 기술혁신형 공공구매제도 도입 근거 규정을 마련 중에 있다.

-지자체와 ‘여행상품’을 개발, 호응이 좋다고 들었다. 여행상품 개발의 효과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 세월호 사고 여파로 수학여행ㆍ체험상품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해외여행 붐이 겹치면서 국내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의 역사, 문화 등 볼거리ㆍ먹거리와 조달청 나라장터의 판로지원ㆍ홍보기능을 융합시켜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현재 총 47개 여행ㆍ체험상품을 개발해 나라장터 쇼핑몰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최초 개발 상품인 군산지역(근대역사박물관) 방문객은 나라장터 등록 이전보다 94%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서천 등 기타 지역도 서서히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철원군과 ‘DMZ 안보 투어’(강원지방청 추진), 전북 임실군과 ‘치츠체험’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역 장인이 운영하는 ‘향토명품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여행ㆍ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공급할 예정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은 해외조달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청장 취임이후 변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해외조달시장 지원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

▶ FTA 체결 확대 등 해외조달시장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각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자국기업 우대,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의 어려움 등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기업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달청은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G-PASS)기업을 중심으로 시장개척단 파견, 해외전시회 참가 등 각종 지원을 한 결과 지난 2016년 9월 기준 수출실적은 3.3억불이며, 연말까지 4.5억불을 예상(2013년 대비 3.2배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학 등과 협력해 해외 지역별로 특화된 조달전문인력을 육성해 해외진출 희망업체에 채용을 추천하고 있다.

그 결과, (주)아모스아인스가구는 UN 입찰에 참여해 수주에 성공(1만2000달러)했고 5개사는 입찰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2017년 G-PASS기업을 500개 확대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달기업들을 수출 기업화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할 계획이다.

벤처나라 등을 통해 벤처ㆍ창업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해 G-PASS기업 풀을 확대하고 대학, 협회 등과 협력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조달기업이 이들을 제안서 작성 등 주요조달시장 진출에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향후 조달정책 추진방향은.

▶그간 추진해 온 조달정책들 중에서 올해 안에 마무리 할 수 있는 것들은 신속히 완료하고, 그 효과를 분석 → 실질적 효과가 미흡한 경우 정책 보완을 지속할 계획이다. 내년도의 구체적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현재 조달청 직원, 외부 전문가 등과 토론ㆍ브레인스토밍 등을 하고 있다.

조달청의 역할이 과거 단순한 ‘계약대행’에서 ‘조달시장 종합관리’로 확대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해 투명ㆍ공정한 조달시장을 조성하면서 이러한 조달시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을 견인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대전=이권형 기자/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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