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진전 합의” 오바마 발언 하루만에 트럼프 “탈퇴 조치” 공식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TPP 탈퇴 공식화 발언은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TPP를 진전시키기로 (APEC 국가정상들과) 합의했다”고 말한지 하루만에 나왔다. 신구 권력의 충돌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 법과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취임 첫날 할 수 있는 행정 조치 목록을 만들라고 정권인수팀에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 잠재적 재앙’(potential disaster for our country)인 TPP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며 “대신 미국에 일자리와 산업을 돌려줄 공정한 양자 무역 협정을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8일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후 TPP 관련 계획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TPP 탈퇴 공식화 발언은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TPP 진전에 대한 합의를 강조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미묘한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 이후 이란과의 핵협상을 비롯해 TPP, 금융규제 등 자신이 대통령 재임기간 중 세운 업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오바마 레거시’ 철퇴 작업을 벌일 것에 대비해 일종의 대못을 박으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앞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200일 무역정책의 뼈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또는 탈퇴 ▲TPP 철회 ▲불공정 수입의 중단 ▲불공정 무역관행의 중단 ▲양자 무역협정 추진 등이 거론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그 밖에도 에너지, 규제, 국가안보, 이민, 공직윤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 국정 과제는 ‘미국이 최우선’이라는 단순한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애국자’들로 구성된 내각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메시지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와 멕시코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방안은 빠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아직 나프타와 관련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참모들은 ‘대폭 개정’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며 트럼프 행정부가 개정을 요구할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우선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특별관세를 부과하거나 다른 무역장벽을 만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멕시코와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멕시코와의 무역에서 610억 달러(약71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중재 조항을 없애는 것도 거론된다. 11조에 명시된 국제중재는 투자자가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해당국의 법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제중재시스템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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