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상속노리고 치매 노인과 결혼한 간병인 “결혼ㆍ상속 무효”

-치매노인 상대로 일방적인 혼인 신고는 인정 안 돼

-서울북부지법 “혼인 무효 됐으니 상속도 무효”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치매 노인과 혼인 신고를 하고 거액의 상속금을 받은 간병인에게 법원이 “혼인 신고는 무효”라며 상속 취소를 명령했다.

서울북부지법은 민사12부(부장 박미리)는 치매 투병 끝에 지난해 숨진 김모 씨의 조카 A 씨가 김 씨와 혼인 신고를 한 간병인 전모(71ㆍ여) 씨를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소송에서 조카의 청구를 인정했다.

[사진=123rf]

법원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2년 4월 치매 판정을 받고 투병을 이어갔다. 그러나 병세는 점점 심각해졌고 치매 5단계에 이르자 김 씨는 같은해 8월 서울 노원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 만난 간병인 전 씨에게 김 씨는 “엄마”라고 말하는 등 심각한 장애 증세를 보였다. 혼자 식사를 하거나 배변 활동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김 씨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간병인 전 씨는 지난 2012년 10월 구청에 증인 2명을 내세워 혼인 신고서를 제출하고 신고를 마쳤다. 법적인 혼인상태로 3년여를 지내던 전 씨는 지난해 9월 김 씨가 사망하자 50억원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을 상속받았다. 전 씨는 상속받은 부동산을 곧바로 이전 등기하고 근저당설정까지 마쳤다.

그러나 김 씨의 조카 A 씨가 혼인신고서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 씨를 고소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9월 김 씨와의 결혼을 무효로 해달라는 A 씨의 청구를 인정했다. 가정법원은 “혼인 신고 당시 김씨가 혼인의 의미와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해, 혼인을 합의할 의사능력이 흠결돼 있었다“며 ”이 혼인 신고는 당사자 간의 합의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부지법도 “혼인이 무효가 됐으니 자연히 이후 이뤄진 상속 과정도 무효”라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전 씨는 재산상속권이 없는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며 “전 씨가 했던 소유권 이전과 근저당설정은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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