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제대로 규명했더라면…“최순실의혹 2007년 폭로했다가 실형”

“최씨일가 축재 의혹등 사실로”
김해호·MB특보 임현규 재심청구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 씨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다 명예훼손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김해호(68) 씨 등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다. 제기한 의혹 상당수가 사실로 드러난 만큼 다시 판결을 받겠다는 취지다.

헤럴드경제 단독취재에서 김 씨 등의 법률대리인 전종원 변호사(법무법인 정률)는 23일 오후 서울고법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구인은 검증 요청 기자회견을 연 김해호 씨와, 기자회견문과 검증 자료를 작성한 임현규 씨(52·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정책특보) 두 사람이다.

김 씨 측은 청구서에서 “최 씨 일가의 육영재단 재산 횡령이 드러나는 등 과거 제기했던 주장이 사실임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재심청구를 통해 잃어버린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하고자 한다”고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한나라당 당원이었던 김 씨는 지난 2007년 6월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과 최태민 부녀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최 씨 부녀가 육영재단 운영에 개입해 공금을 빼돌리는 등 부정축재를 했는지 검증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이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성북동 자택을 넘겨받은 경위도 문제삼았다. 검찰은 기자회견을 한 김 씨와, 회견문을 작성한 임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이들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항소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재판부는 “육영재단 부정축재 등 제기한 의혹의 사실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이들이 검증 요청보다는 박근혜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김 씨등은 상고를 포기했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이 밝혀지며 최 씨 일가가 육영재단에 깊숙이 개입했으며 재단을 통해 부정축재를 했다는 관련자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최태민(94년 사망) 씨의 의붓아들 조순제 씨는 녹취록에서 “육영재단의 돈은 철저히 최태민이 관리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육영재단 전(前) 직원들도 당시 최 씨 일가가 육영재단의 전권을 쥐고 있었던 점, 각종 전횡을 저지른 점 등을 진술하고 있다.

김 씨는 “그 당시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오늘날 심각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다시는 이같은 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개인이 타당한 비판을 하더라도 오해를 받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당장의 불이익과 압박, 형사처벌의 위험을 견디며 정당한 문제제기와 비판이 활성화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고도예·유은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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