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하면 불법이 아니다?…트럼프 “법은 완전히 내 편…대통령에게 이해상충은 없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통령이 하면, 불법이 아니다?”

허핑턴포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에게는 이해상충 같은 것은 없다”는 발언에 대해 비꼬며 한 말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의 사업과 대통령직을 둘러싼 이해상충 우려에 대해 대통령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대통령이 하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다”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대통령에게 이해상충 같은 것은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빌딩에서 이 회사 발행인ㆍ논설위원ㆍ기자들과 한 대화에서 대선 승리로 그의 사업체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법은 완전히 내 편이다. 대통령에게는 이해상충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론적으로 나는 내 사업을 완벽하게 운영하고 나서 국가를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대통령의 행위는 법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요지의 닉슨 전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하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대통령은 이해상충에 관한 연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의 사업체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향후 백악관의 윤리규정도 바꿀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직과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탄핵’ 뿐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 미 헌법은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반(反)부패 법 역시 뇌물 수수와 부정행위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항을 대통령에게 강제해 적용하려면 탄핵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탄핵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사회에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교활한(tricky) 트럼프’라는 기사에서 이해상충법이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통령직과 트럼프의 사업에 대한 이해상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막후실세’ 이방카ㆍ쿠슈너를 둘러싼 ‘법규저촉’ 논란=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맏딸 이방카의 활동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도 “그 사람들 말대로 한다면, 나는 내 딸 이방카를 결코 보지 못할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이방카를 국정운영이나 사업경영에서 ‘차단’하려는 비판론자들에 대한 반박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가 정권인수위원회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다, 단순한 막후 지원 역할을 넘어 전면에 나서며 실질적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방카는 지난 17일 트럼프 당선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는 자리에 남편 쿠슈너와 함께 배석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했을 때에도 이방카가 마크리 대통령과 전화상으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들과의 외교 무대에서도 이방카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대선 당시 트럼프의 ‘눈과 귀’로 불리며 대선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쿠슈너 역시 마찬가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NYT 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국가 기밀 정보를 전달받는 ‘대통령 일일 브리핑’도 쿠슈너가 듣게 해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미국에선 트럼프 가족들의 정권 내 역할을 두고 법규 저촉과 이해 상충 논란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1967년 만들어진 연방 친족등용금지법(Nepotism rule)은 대통령 친인척의 공직 임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법이 백악관에도 적용되는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쿠슈너와 트럼프 자녀들이 백악관에서 무보수 자문역을 맡거나 비공식적인 조언을 하는 일까지 법이 금지하는지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지도 지난 21일자 기사에서 트럼프가 직면한 이해 상충 가운데 하나로 가족 문제를 꼽으면서 “트럼프 측은 친족등용금지법이 백악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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