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檢, 국민연금ㆍ삼성 미래전략실 전격 압수수색… 박 대통령 뇌물죄 입증 분수령

-작년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난항 겪던 시기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손실 불구 합병에 찬성

-삼성, 최순실ㆍ장시호에 51억 지원…대가성 의심

-최 씨 지원 대가로 합병 찬성…뇌물죄 적용 가능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검찰이 23일 오전 국민연금공단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본부를 비롯해 서울 강남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사무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4곳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23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국민연금공단 강남사옥   [사진=헤럴드경제DB]

검찰은 앞서 지난 8일과 15일에도 서울 서초사옥에 입주한 삼성전자 대외협력단과 제일기획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삼성그룹으로선 한달 새 벌써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수천억원의 손실과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뒷말이 나왔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맞물렸던 합병안은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삼성이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 모녀를 지원하는 대가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를 보유해 1대 주주로 있었다.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과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앞서 검찰도 삼성이 지난해 9∼10월 최 씨의 독일 회사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의 대가성 여부를 수사해왔다. 이 돈은 딸 정 씨의 말 구입비와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8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핵심 임원인 장충기 차장(사장)을 소환해 최 씨 일가에 자금을 지원한 경위와 이에 대한 대가로 국민연금의 합병 지지를 받아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삼성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여원을 후원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을 주도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장 씨에게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해 21일 구속했다.

검찰은 국민연금에 대한 수사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에 중요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박 대통령이 삼성 측으로부터 합병 관련 ‘민원’을 듣고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박 대통령과 삼성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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