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노후…서민 허리띠 조이고 연금·보험 늘렸다

연금보험 7년간 年 13% 급증
가계 금융자산도 年 9.3% 성장
현금·예금도 상반기 3.3% 늘어

경기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지만, 노후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예금이나 보험ㆍ연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가계의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지난해 말 989조148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8조3584억원으로, 39조296억원(4.0%) 증가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중 연금보험의 비중은 2008~2015년 사이 연평균 13.0% 늘었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부담 등에도 불구, 가계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가계가 저금리ㆍ저성장ㆍ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가계가 최대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연금은 매월 일정액을 장기간에 걸쳐 납입하고, 계약해지의 불이익도 크다는 상품적 특성이 있다.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미래를 대비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가계의 금융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저성장,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가계 금융자산은 지난 7년간 연평균 9.3% 성장했다. 특히 금융자산 중 현금 및 예금은 1413조6249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45조5545억원(3.3%) 증가했다.

그 결과 가계 금융자산 3176조원 가운데 현금 예금이 43.1%, 보험연금 31.1%로 전체의 75%를 넘어섰다.

이 같은 현상은 가계가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소비를 줄이고 예금이나 저축성 보험 및 연금을 통한 노후 대비에 주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CSI는 10월에 80을 기록해 9월 83보다 3포인트나 하락했다.

향후 경기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한 달 전보다 늘었다는 뜻이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0월 113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내려 소득에 대한 기대치도 줄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보익 연구원은 “가계 금융자산 축적의 주된 원인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성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가 지갑을 닫고 노후 준비에 몰두할 경우 소비절벽 심화에 따른 저성장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유진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