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너무 대비되는 韓日 양국 지도자의 재난 대처 모습

일본 정부와 국민의 지진 대응 시스템은 가히 자연 재난 대비에 관한 전범(典範)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22일 새벽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7.4 규모 강진은 좋은 사례다. 정부의 대처는 빈틈없고 기민했으며, 국민들은 매뉴얼에 따라 의연하게 행동했다. 쓰나미를 동반한 재난이지만 별다른 인명 피해가 없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다. 이런 일련의 모습들이 마치 잘 짜인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지진을 비롯한 자연 재난이 잦아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즉각 긴급 대책을 지시하며 국민을 먼저 안심시키는 최고 지도자의 처신이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국제회의 참석차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즉시 전달됐고, 아베 총리는 지진 발생 17분만에 대책을 내각에 지시했다. 이어 1시간이 지난 시점에는 기자 회견을 통해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관방장관에게 비상조치에 전력을 다할 것을 거듭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침 잠이 덜 깨 경황이 없지만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는데도 사건 발생 7시간이 지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정부의 컨트롤시스템은 지진 발생과 동시에 가동됐다. 일본은 진도 5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10초 이내에 재난 발생 문자를 발송한다. 진앙지가 먼 경우 대피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실제 이번에도 지진의 흔들림을 느끼기도 전에 문자가 먼저 도착했다고 한다. 이 문자 덕에 진앙에서 가까운 지역 주민들은 한발 먼저 안전지대로 대피할 수 있었다. 인근 원전은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항공기와 철도는 운행을 전면중단했다. 위험 지역 각급 학교에 대한 임시 휴교 조치 등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방송 역시 피해 최소화에 큰 도움이 됐다. 공영 NHK는 즉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동일본 대지진을 상기시키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연신 반복했다.

우리 당국도 이번 일본 경우를 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으리라 믿는다. 자연재해를 피할 수는 없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일 것이다. 지난 9월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 지진당시 부실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지진 대응시스템 민낯을 똑똑히 봤다.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범 정부 차원의 재난 대비책을 다시 한번 살펴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게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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