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탄핵과 총리 추천은 투트랙으로 동시에 진행해야

국회의 총리추천을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보이는 행태가 개탄스럽다.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주류의 속내는 현재의 촛불 정국을 가능하면 오래 끌어가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이 내년 대선에 유리하다는 판단인 듯하다. 이미 버티기를 공언한 청와대에 대고 의미없는 ‘선 퇴진’만 줄창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탄핵 대열에도 어쩔 수 없이 막차로 끌려들어오다시피 한 게 민주당 아닌가. 이러니 국정공백은 안중에 없고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 계산만 한다는 비난이 나올만도 하다.

볼썽사납게도 민주당이 국회 총리추천에 반대하는 이유들은 오히려 하나같이 속히 총리를 추천해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총리가 아무 역할도 못 했다”면서 “탄핵 국면에서 총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탄핵을 당한 쪽이었고 한 배를 탔던 총리를 놓고 할 말은 아니다. 거꾸로 지금은 탄핵 과정에 현 황교안 총리 체제가 더 낫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공격하기 딱 좋다.

탄핵과 총리 추천 문제는 밀접한 연관성을 지녀 투 트랙으로 동시에 가야 할 일이다. 벌써 부작용이 심각한 국정 공백이 더는 길어져선 안된다. 족히 4개월은 넘게 걸릴 탄핵 절차 동안 지금의 어정쩡한 내각 형태가 유지될 수는 없다.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과 한국경제다. 이임사까지 마련한 경제부총리와 지명받은 후보자의 어색한 동거로 정책 공백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 리더가 불확실하니 벌써 나왔어야 할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밑그림도 없다. 국회추천 총리가 내각을 확정하고 내치에 주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거나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은 시작도 하기 전에 우려할 내용이 아니다. 총리추천을 반대할 명분은 더욱 안된다. 그건 추천 후의 문제다. 게다가 김병준 후보자라는 절묘한 카드도 있다. 대통령이 선택했다지만 지명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김 후보자는 이제 양날의 칼이다. 어느 쪽이 칼날인지는 물론이고 손에 쥔게 칼날인지 손잡이인지 조차 분명치 않을 것이다. 대통령은 거절할 명분을 찾기도 쉽지않다. 고민은 청와대로 넘어가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그 책임과 비난이 제1야당인 자신들에게 쏟아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정치력으로 해결할 방법을 마다하고 시민들만 계속 거리로 몰아 추위에 떨게하는 촛불정치, 거리정치에만 매달리는게 더 비난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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