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23일 서명식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일본이 23일 양국의 군사정보 실시간 공유를 가능하도록 하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다.

국방부는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오전 10시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을 대표해 협정에 최종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명이 끝나면 양국 정부의 상호 서면통보를 거쳐 즉시 발효된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국방부가 4년만의 재개 방침을 밝힌 지 불과 한 달여만에 협정 체결이 마무리된다.


정부는 지난 2012년 6월 협정 체결 직전 밀실추진 논란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협정 체결을 취소했다. 그로부터 4년간 정부는 정찰위성 등 정보자산이 많은 일본과의 정보 공유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국민의 부정적 여론을 이유로 끝내 추진하지 못했다.

그동안 양국은 2014년 12월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에 따라 미국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군사정보를 공유해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24일 최순실씨 태블릿이 언론에 공개된 지 불과 사흘만에 전격 협정 체결 재개 방침을 밝혔고, ‘왜 하필 지금이냐’는 논란 속에 속전속결로 강행해 한 달도 안 돼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11월 1일 양국 과장급 1차 실무협의, 4일 2차 실무협의에 이어 13일 3차 실무협의에서 가서명했고, 17일 차관회의,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 재가까지 마쳐 23일 양국 대표의 서명 단계까지 온 것이다.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특정 국가들끼리 군사 기밀을 공유하기 위해 맺는 협정으로, 군사정보의 전달, 보관, 파기, 복제, 공개 등에 관한 절차를 규정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협정 문안은 지난 2012년 협정문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협정 제목에 ‘군사’라는 용어가 들어갔고, 일본의 기밀등급 중 ‘방위비밀’이 ‘특정비밀’로 바뀌었다. 이는 2013년 제정된 일본의 특정비밀보호법이 반영된 결과다. 이 협정의 한국 측 정보등급은 군사비밀 2급과 3급이다.

국내 2급 기밀은 비밀 군사외교활동, 전략무기나 유도무기의 제원 및 사용지침서, 특수작전계획, 주변국과 외교상 마찰이 우려되는 대외정책 등이 해당된다.

국내 3급 기밀은 전략무기나 유도무기의 저장시설이나 수송계획, 심리전 작전계획, 상황 발생에 따른 일시적 작전활동, 사단급 부대 편제 및 장비현황, 장성급 지휘관 인물첩보 등이 해당된다.

일본의 특정비밀보호법은 방위, 외교, 간첩활동 방지, 테러 방지의 4개 분야 55개 항목 정보 가운데 누설되면 국가 안보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한다. 공무원과 정부와 계약한 기업 관계자 등이 관련 비밀을 누설하면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양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77개 등 고급 정보자산을 갖추고 있다. 일본은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수집한 영상정보를 한국에 제공하고, 한국은 주로 감청정보와 인적정보(휴민트: HUMINT)를 일본측에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국이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 역사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군사 공조 강화를 의미하는 협정 체결을 강행하는 것에 우려의 시선도 많다.

당장 이 협정안 체결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15%대로 미미한 수준이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3당은 협정안 체결을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정부의 협정 강행 방침에 반대하며 오는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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