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앱부터 화장실앱까지… 집회시위도 스마트해졌다

종이컵 촛불대신 플래시기능 앱
‘집회시위 제대로’ 각종정보 제공
‘Citizensmap’ 현장 위치 생생히
기술발전 민주주의 결합 주목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앱과 모바일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비교적 보편화되지 않았던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달리 올해 대규모 촛불집회에선 스마트 기술 문화의 향연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가장 많이 활용되는 건 촛불 앱이다. 예전 촛불 집회에선 실제로 촛불에 불을 붙여 종이컵으로 받쳐 들었지만 이번 대규모 집회에선 촛불앱이나 휴대폰 플래시 기능을 이용하는 시위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화재 위험 큰 촛불 대신 화면 속 촛불ㆍ플래시 기능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이미지는 실제 촛불 앱을 구현시킨 화면과 앱마켓에서 ‘촛불’을 검색한 결과 창.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촛불’을 검색하면 수십개의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의 시민이 모였던 지난 12일 대규모 집회에선 스마트폰 플래시로 비추는 ‘불빛시위’가 또 다른 집회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수들이 노래를 하거나 시위대가 함성을 지를 때, 시민들은 촛불 대신 플래시 기능을 동시에 켜 환호한 것이다.

집회 정보를 담은 앱도 있다. ‘집회시위 제대로’라는 앱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대로 누리기 위한 정보를 담은 매뉴얼 앱이다.

해당 앱은 경찰이 불심검문을 하거나, 경찰 차벽에 막혔을 경우 등 집회 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 집회 준비물을 알려주거나 관련 정보를 부록에 싣는 등 실용적인 정보도 담고 있다. 해당 앱 기획자인 활동가 뎡야핑 씨는 “지난 해 10월께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를 기획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부딪히는 답답한 상황들이 많아 앱을 개발하게 됐다”며 “집회에 참여하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앱”이라며 앱을 소개 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다운로드 수만 1만5000 건이 넘고 많은 분들께서 ‘잘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돼 집회에 참여하는 의미가 커졌다’고 말씀해주신다”며 “집회관련 법령이나 현장 내용들이 바뀌면 바로 수정해 반영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린광화문 커뮤니티매핑’ 앱에서 시위 현장의 화장실, 편의점, 응급시설, 집회장소에 대한 정보를 표시한 화면.

시위 현장 상황을 상세히 보여주는 서비스도 돋보인다. 프로젝트 ‘Citizensmap’ 페이지는 집회 참가자가 실시간으로 위치와 사진을 전하는 참여형 지도 서비스다.

해당 페이지(https://citizensmap.com)에 접속하면 자신의 위치를 표시해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집회에 대한 소식과 제보가 있는 경우에도 실시간으로 올려 반영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 참가자 박순영 씨는 “지난 해 메르스 사태 때 ‘메르스 지도’를 만들어 운영한 경험이 있어 집회 장소를 알려주는 용도로 페이지를 처음 개발했다”며 “8만 건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많은 분들께서 서비스를 찾아 집회 시위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현장에서 어떤 일 있었고, 충돌 등이 발생했다면 그 일이 추후에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까지 반영하는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열린광화문 커뮤니티매핑’ 앱을 통해서도 시위 현장의 화장실, 편의점, 응급시설, 집회장소에 대한 정보를 지도상에 열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집회시위 앱의 개발이 기술 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이 합쳐진 결과라고 말한다.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80년대 시위 현장에선 경찰만이 망원경으로 참가자 얼굴을 멀리서 확인하는 등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 측에서만 정보를 보유했던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었다”며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되면서 시민들이 다양한 형태로 집회시위 정보에 접근 가능해지면서 앱도 창의적으로 개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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