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태블릿 공개 뒤 한일군사정보협정 일사천리…23일 양국대표 서명만 남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재가함에 따라 23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 대표가 참가한 서명식이 열린다.

국방부는 2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내일 오전 10시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을 대표해 협정에 최종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 협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재가한 결과다.

최순실 게이트로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대상이 되는 등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협정에 재가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의문과 우려도 제기된다.

협정은 서명 뒤 상대국에 대한 서면 통보절차를 거쳐 즉시 발효된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일본과의 협정체결 협상 재개를 발표한 지 27일 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정부, 최순실 태블릿 공개 사흘만에 4년 잠들었던 협정 돌연 재개=그러나 정부가 석연찮은 시점에 협상 재개를 갑자기 발표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해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최순실씨의 태블릿PC가 언론에 공개되자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전격 이 협정 체결 재개를 발표했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 협정 재개가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정이라고 밝혀 이른바 유체이탈화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 NSC가 대통령이 의장으로 주재하는 회의여서 결국 청와대 NSC 결정은 대통령 결정과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야3당은 정부의 이 협정 강행 방침에 반대하며 오는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한일군사정보협정은 양국간 군사 기밀을 공유하기 위해 맺는 협정으로 제공 기밀의 등급과 제공 방법, 무단 유출 방지 방법 등을 담고 있다.

한국 측 기밀은 2급과 3급으로 분류되며, 일본은 지난 2013년 제정된 특정비밀보호법에 따라 특정 비밀로 분류된다.

국내 2급 기밀은 비밀 군사외교활동, 전략무기나 유도무기의 제원 및 사용지침서, 특수작전계획, 주변국과 외교상 마찰이 우려되는 대외정책 등이 해당된다. 국내 3급 기밀은 전략무기나 유도무기의 저장시설이나 수송계획, 심리전 작전계획, 상황 발생에 따른 일시적 작전활동, 사단급 부대 편제 및 장비현황, 장성급 지휘관 인물첩보 등이 해당된다.

▶軍 “대통령 지시 아니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결정” 해명도 유체이탈화법 논란=특정비밀보호법은 방위, 외교, 간첩활동 방지, 테러 방지의 4개 분야 55개 항목의 정보 가운데 누설되면 국가 안보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한다. 공무원과 정부와 계약한 기업 관계자 등이 관련 비밀을 누설하면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한일 양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미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한일 양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6월 이 협정 체결 직전까지 갔지만, 국내에서 밀실협상 논란이 불거져 막판에 무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협정 재추진을 위해서는 국민 동의가 우선적으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27일 갑자기 협상 재개를 발표하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국민적 동의보다 군사적 필요성이 우선한다”고 말을 뒤집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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