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檢 막판 총력전 모드로

국민연금·삼성 등 4곳 압수수색
대통령 뇌물죄 혐의적용 역점
구체증거 확보 사활건 싸움
의료·교육계 수사도 급피치

헌정 사상 초유의 피의자 대통령을 수사하는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법’이 2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그동안 늑장수사, 봐주기수사 논란 등에 휘말렸던 검찰이 ‘총력전 모드’로 전환하며 막판 스퍼트하는 모습이다.

특검 활동 전까지 검찰에게 실제 주어진 시간은 보름여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동안 굵직한 의혹들을 규명하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부를 비롯해 서울 강남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사무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총 4곳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외압을 받고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가 모종의 거래를 하고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직ㆍ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혐의 적용을 수사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 가늠자로 보고 핵심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특검에서 대통령 뇌물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이를 입증할 경우 검찰은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연금과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도 뇌물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수사본부는 그동안 확보한 안종범(57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과 정호성(47ㆍ구속기소)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취파일 이외에 뇌물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물증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다. 검찰 출신의 한 원로 변호사는 “자존심이 센 검찰은 ‘부실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가장 싫어한다”며 “특검에서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뇌물죄 입증에 더욱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게이트와 연루돼 있는 의료계와 교육계 등에 대한 수사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당초 특검 전까지 ‘기존 수사 다지기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모든 의혹을 다 보겠다’는 의지를 검찰이 강하게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수사본부는 정유라(20) 씨의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 이화여대 본관 총장실과 입학처, 체육대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화여대는 개교 130년 이래 처음으로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는 굴욕을 겪었다. 이에 따라 현재 독일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정 씨에 대한 소환 작업도 금명간 가시화 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 논란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와 청와대 의무실 관계자 등을 줄소환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이 확인한 지난 2014년 3월 이후에도 대리 처방이 지속됐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정농단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막판 반전이 일어날 지 주목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은 아직까지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가 청와대에 허가없이 드나든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청와대 비밀 문건 유출 혐의를 방조했다는 의혹 등이 연일 제기되면서 강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대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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