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배터리 인증기준 강화…LGㆍ삼성 ‘당혹’

5차 인증 기다리던 LG화학ㆍ삼성SDI, 리스크 확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모범 인증을 크게 강화한다. 리스크 해소를 위해 연내 인증을 기대하던 LG화학과 삼성SDI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내 배터리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공신부)는 22일 배터리업계 모범기준 개정안 의견수렴 안에서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 생산기업의 연간 생산능력을 8기가와트시(GWh)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종전 0.2기가와트시(GWh)에서 40배를 높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내 합작법인 공장은 약 2~3기가와트시(GWh)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장 두 회사가 모범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장을 3~4배 가까이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시 준비해 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투자해야할 돈과 시간이 워낙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인증안이 최종본은 아니지만 이번 조치의 배경과 향후 영향에 대해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 인증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제 1~4차에 걸쳐 50여개 업체가 받았던 인증 역시 무의미해지는데다 생산능력 8기가와트시 이상을 충족하는 업체는 중국 내에서도 비야디(BYD)와 옵티멈나노 두 곳 밖에 없다. 한국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신부는 업계와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초 개정안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모범기준 인증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인증과 보조금 연계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공신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인증을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활용한다는 구절을 아예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과 인증을 연계하면 사실상 중국 업체 두 곳만 배터리를 공급하라는 건데, 그렇게는 중국 완성차 업체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보조금이 언제쯤 연계될지는 물론 앞으로 중국 내 전기차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배터리 공장 증설에 정말 추가 투자를 해야할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공신부는 이번 개정안이 배터리 기업의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능력 개선과 구조조정 필요성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배터리 업체가 자동차 배터리와 관련해 2년간 중대한 안전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기준도 추가됐다.

한편, 글로벌 톱 수준의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 6월 공신부의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한 뒤 줄곧 5차 심사에 대비해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5차 인증 신청이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 업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 목적 외에도 한국 내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 정치 문제를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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