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떠날 총리·부총리, 마음 떠난 법무·민정…커지는 국정공백

대국민 사과후 1개월 지났지만
나라가 ‘최순실 블랙홀’못벗어나
제 셈법만 하는 정치권도 큰책임

내각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국정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한 지 24일로 꼭 한달째다. 이 기간 나라 전체가 ‘최순실 블랙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새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이며, 군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사정 수뇌부인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소식이 23일 알려졌다. 이미 국무총리 자리는 현 황교안 총리와 김병준 내정자, 그리고 경제부총리 자리는 현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내정자가 동거하는 기이한 구조에 이르렀다. 곧 떠날 총리ㆍ부총리와 마음이 떠난 법무장관ㆍ민정수석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은 현상유지에 급급하게 됐다.

지난 21일 이미 교체 카드를 받은 유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포스트 박근혜’를 둘러싼 셈법에만 매달려 국회 추천 총리에 대해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특히 야권은 ‘국회 추천 총리’라는 고개조차 넘지 못하고, 명분 싸움을 벌여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면서도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멈춰 있는 이유다.

하루가 급한 경제 분야를 비롯해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국무위원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국무회의 의결권 없이 발언권만 지닌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국무회의에서 “국민과 대통령 중 누구 편에 설지 결단하고, 황 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들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거짓해명으로 신뢰를 잃고, ‘길라임’ ‘비아그라’ 등으로 권위를 상실했으며, 장관과 수석비서관의 이탈로 체제도 붕괴되며 3대 축이 무너졌다.

그 결과 박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야심차게 제시했던 4대 국정기조도 붕괴 직전이다. ‘경제부흥ㆍ국민행복ㆍ문화융성ㆍ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는 ’경제실패ㆍ국민불행ㆍ문화통제ㆍ남북대치‘로 최악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안보ㆍ경제 위기가 여전히 상황에서 국정공백 수습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과 정치권, 그리고 각료들이 오로지 ‘국민’만을 염두에 두고, 하루라도 빨리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신대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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