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김기춘-우병우 조이는 檢 칼날, ‘최순실 진실게임’ 승자는?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출범 한달을 앞두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칼이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의 국정농단 방치 의혹을 받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로 향하고 있다.

최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구속기소하며 일단 한숨 돌린 검찰은 이제 국정농단을 묵인 혹은 방조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기춘(77)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별수사본부는 23일 오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으로 비선실세 파문을 한 차례 겪었음에도 이후 최순실 일가의 국정개입을 막지 못해 책임론이 제기됐다.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이 최 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최 씨와 함께 국정에 개입해 전횡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차은택(47ㆍ구속) 씨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덮어 우 전 수석이 사실상 국정농단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우 전 수석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기춘 전 실장 역시 이미 ‘비선실세’ 최 씨의 존재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2대에 걸쳐 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 전 실장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자문그룹 ‘7인회’ 멤버로 활동하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와 40여년간 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고려할 때 김 전 실장이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움직임을 몰랐을 리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전 실장은 줄곧 “최순실을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김 전 실장을 통해 최 씨를 여러 번 만났다”고 진술한 데 이어 1987년 육영재단 분규 당시 김 전 실장이 최태민을 만나 도와줬고, 2013년엔 박 대통령의 ‘저도 휴가’에 최 씨와 동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거짓말 논란 속에서도 김 전 실장은 여전히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며 적극 반박하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아직 김 전 실장에 대해 특별히 범죄혐의가 발견된 바 없다”면서 관련 의혹은 계속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전날 특별감찰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며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최종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여론은 우 전 수석과 김 전 실장의 책임론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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