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비리의혹] 檢, 이영복 회장 28일 기소할 듯

이영복 회장 ‘상품권깡’ 통해 수십억원대 로비자금 확보 정황도 추적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엘시티 비리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시간에 쫓기는 모양새다. 엘시티 시행사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의 구속기한 만료가 29일로 다가왔지만 비자금 규모가 크고 추적해야할 자금흐름의 양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23일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에 3~4명의 자금추적 전문요원을 충원했다고 취재진들에게 밝혔다. 윤 차장검사는 특수부가 이미 상당 부분의 비자금 용처를 파악했지만, 자금의 규모가 크고 아직까지 파악해야할 계좌추적 대상이 방대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부산지검은 정관계 로비용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상품권과 무기명 기프트카드를 이 회장이 구입한 사실을 파악하고, 최종 사용처를 쫓고 있다. 상품권의 경우, 대부분 추적이 어렵기는 하지만 상품권 결제시 현금영수증을 발행했거나, 백화점 등에서 포인트를 적립했다면 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품권을 되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을 만들어 사용했다면 더 이상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만든 현금을 뇌물이나 리베이트로 사용했다면 사실상 밝혀내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 회장은 줄곧 “식사와 골프접대 외에 금품 로비는 하지 않았다”며 정관계 로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이미 이 회장의 골프 동반자리스트는 확보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로비정황을 밝히기에는 부족하다. 무겁기로 소문난 이 회장의 입에 기대할 수 없는 검찰은 모든 과학적 수사방법을 동원해 금품 로비의 단서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14곳의 골프장과 3곳의 유흥주점에서 압수한 이 회장의 지출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범죄혐의 단서가 포착된 정기룡 전 부산시정무특보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정 전 특보는 이미 한차례 소환조사를 마쳤고, 현 전 수석은 이르면 이번주 일요일이나 다음주 중에는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이 회장에게서 나온 로비리스트가 없는 와중에 청와대와 부산시 전 고위직 인물의 범죄단서를 포착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비자금 용처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검사들의 피로도 역시 상당히 높아져 있다. 특수부를 이끌고 있는 임관혁 부장검사는 과로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구속기한만료 하루 전인 28일 이 회장을 1차로 기소할 방침이다. 기소 내용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횡령ㆍ사기 혐의가 예상되지만, 뇌물죄가 포함될지와 2차 기소로 추가될지는 향후 검찰의 자금흐름 분석 속도에 달려있다. 이 때문에 기소 이후, 검찰의 수사방향도 역시 비자금의 용처를 밝히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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