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무현 탄핵안 다시 보니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작성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면서 ‘제3자 뇌물죄’ 적시 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간 밝혀진 직권남용과 직무상 비밀누설 등 외에 검찰 수사에서 ‘뇌물죄’가 드러나면 탄핵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3월 9일 발의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중요 근거는 노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2월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해 선거 중립의무 위반 논란이 휩싸였다. 


이를 놓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에게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하고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했지만, 노 전 대통령을 이를 거부했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과 새천년민주당은 이같은 상황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임기 초부터 거론해온 탄핵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A4용지 15쪽 분량에 달하는 탄핵 소추안에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중립성을 지적하는 내용이 ‘탄핵소추사유’ 중 가장 먼저 적시돼 있다. 야당은 탄핵소추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에 노 전 대통령이 반발한 점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국가원수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특정정당을 위한 불법선거운동을 계속해 왔고 이로 인해 국회는 이러한 법치주의 부정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라고 탄핵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외에도 탄핵소추안에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 그리고 참모들의 권력형 부정부패로 인해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적․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국민경제와 국정을 파탄시켜 민생을 도탄에 빠뜨림으로써 국민에게 IMF위기 때보다 더 극심한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고 있다”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ㆍ참모들의 권력형 비리와 경제실패 등에 대한 설명이 나열돼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에서 “파면할 만큼 중대성 없다”는 이유로 검토한 지 64일 만에 탄핵안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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