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에 근로자파견시 처벌 ‘위헌’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근로자를 파견한 사람을 처벌토록 한 파견근로자보호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헌재는 이 조항에서 ‘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의 의미를 특정하기 어려워 개인이 처벌대상을 파악하기 어렵고, 법관등의 자의적 법집행이 이뤄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대전지방법원이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42조 1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판결했다.

지난 2014년 개정된 이 조항은 ‘공중위생 또는 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근로자파견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있다.

헌재는 “공중도덕은 시대상황,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및 관습 등 시간적·공간적 배경에 따라 얼마든지 내용이 변할 수 있는 규범적 개념이므로 그것만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중도덕에 어긋나보이더라도 허가등을 받음으로써 적법한 업무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적법성을 갖춘 업무더라도 구체적 운영방식이나 내용에 따라 공중도덕상 유해하다고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개인이 이 조항의 적용범위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고 짚었다.

헌재는 “이 조항은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해 나가기에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고 불명확한 규정으로 관련 행정기관이나 법관의 자의적 법해석과 집행을 가져올 위험도 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A씨는 외국인 여성을 유흥주점에 파견해 성매매에 종사케한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후 항소심을 맡은 법원에 해당 법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헌재가 해당 조항에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향후 국회가 비슷한 취지의 법을 제정하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유해한 업무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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