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수억원대 뇌물 비리

- 용역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각종 로비활동 벌여

- 조합장들, 뇌물 받은 뒤 입찰정보 미리 주거나 ‘잘 봐달라’며 청탁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국내 최대 재건축사업이라 불리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수억원대 비리가 적발됐다. 협력 업체들은 조합 임원들에게 뒷돈을 건네고, 임원들의 비호 아래 일감을 챙겨 공사비를 부풀린 뒤 로비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성상헌)는 올 상반기부터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 비리 사건을 수사해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뇌물ㆍ변호사법위반 등)로 조합장 김모(56) 씨 등 7명을 적발해 6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지난 2003년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이 설립 인가를 받을 때부터 조합장직을 맡아온 김 씨 등은 지난 14년간 각종 이권을 챙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입찰을 부당하게 따려는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1억원이 넘는 뇌물을 챙기거나 입찰 정보를 미리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한모(61) 씨를 로비 창구로 이용했는데, 용역업체들은 한 씨를 통해 김 씨에게 줄 현금을 뇌물로 바쳤다.

각종 용역 업체들은 총 6600가구를 허물고 9500가구를 새로 짓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의 용역 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각종 로비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로비가 현금으로 이뤄져 뇌물 수수를 밝히기 어려웠고 용역업체들도 자신들의 뇌물공여 혐의가 드러날까봐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특정 용역업체를 선정해달라는 청탁을 하는 과정에서 17회에 걸쳐 1억20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또 한 씨는 업체들이 바친 1억 2000만원 가량의 뇌물을 김 씨에게 넘기고, 용역업체들에는 총 4억7000만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김 씨와 함께 기소됐다.

가락시영재건축조합 상근이사였다가 김 씨가 구속된 후 조합장 직무대행 자리에 오른 신모(51) 씨 역시 한 씨로부터 총 44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한편 검찰은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 비리를 수사하던 중 서울 강동구 삼익그린맨션 재건축사업 비리도 밝혀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삼익그린맨션 재건축조합 조합장인 정모(74) 씨는 용역 계약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감리업체 대표 고모(58) 씨로부터 60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3년형에 처했다.

검찰은 “재건축 비리는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구조적 비리”라며 “적발된 비리 사범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을 추징 등으로 전액 환수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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