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운명을 쥐다…헌재에 쏠리는 ‘눈’

재판관 9명중 6명이 찬성땐 탄핵

재판관 2명 내년초 임기만료·퇴임

1명만 사퇴해도 재판 불가 ‘변수’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탄핵의 기로에 접어들면서 이제 시선은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60) 씨를 구속기소한 이후 박 대통령 탄핵의 중요 근거가 될 뇌물죄 입증을 위해 고삐를 당기고 있다. 탄핵안 발의를 준비 중인 국회 역시 탄핵 사유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포함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지난 2013년 4월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오른쪽) [사진=헤럴드경제DB]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공은 헌재로 넘어가게 된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운명을 최종 결정할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지난 20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최 씨 등의 공소장 내용과 향후 전개될 법원 재판 결과가 대통령 탄핵의 1차적 판단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탄핵 심사는 대통령의 행위에 헌법 위반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다. 헌법 질서를 유린한 해당 공무원을 배제하는 게 탄핵이다”며 “기소나 법원의 유무죄 판결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달 25일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담긴 ‘최순실 PC’가 보도된 이후 박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청구가 헌재로 밀려들고 있다. 한 시민은 “이미 박 대통령이 중대한 법 위반 사실이 있는데도 국회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음)에 대한 위헌여부를 판단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사건에 대해 심사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중이다. 뒤이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24일 “박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에 특혜를 준 행위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더불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까지 청구하고 나섰다.

헌재를 향한 국민의 관심은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할 때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던 9명의 헌재 재판관들은 2년 만에 또 한번 중대 사건을 받아들게 되는 셈이다.

공을 넘겨받은 헌재는 180일 안에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그 사이 박한철 헌재 소장은 내년 1월 31일부로 임기가 끝난다. 이정미 재판관 역시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을 위해 9명의 재판관 중 6명의 찬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재판관 두 명의 이탈은 중요 변수로 꼽힌다. 또 다른 돌발 변수도 있다.

김종대 전 재판관은 “7명이 있어야 심판 정족수가 채워진다. 만약 탄핵을 반대하는 재판관이 돌연 사퇴를 하면 6명만 남게 된다. 6명으로는 재판 자체를 할 수 없다는 맹점이 생긴다”고 했다.

헌재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이고 부정부패와 국가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춰 볼 때 재판관 6명 이상이 이번 박 대통령의 청와대 기밀유출과 대기업 강제모금 지시 등을 중대한 법 위반으로 판단할 경우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대통령의 행위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정도는 아니다’고 볼 경우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김현일 고도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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