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통성 논란 ‘건국절’ 최대쟁점…박정희·위안부 기술 촉각

국정교과서 검토본 28일 공개

내년 3월부터 전국의 중ㆍ고교 학생들은 단 하나의 역사교과서만을 사용해야 한다. 정부의 국정화 강행 시책에 따른 것이다. 역사학계와 시민단체 등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교육부는 오는 28일 예정대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집필진(46명)과 집필기준은 여전히 ‘깜깜이’다. 48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저지넷)는 검토본 공개 직후 학자들을 중심으로 분석에 들어가 국정교과서의 허점을 낱낱이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사전쟁’을 예고할 국정 교과서 쟁점들을 살펴본다. 


▶‘대한민국 수립’ vs ‘대한민국 정부 수립’=가장 큰 쟁점은 ‘건국절’ 논란이다. 대한민국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느냐는 국가 정통성 논란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1948년 8월15일이 단순한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영토·국민·주권이라는 3요소를 온전히 갖춘 진정한 의미의 국가 탄생일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진영과 역사학계에서는 1919년 임시정부가 수립될 때 이미 대한민국이 세워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1948년을 건국으로 보는 것은 ‘대한민국이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한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설명이다. 진보진영은 뉴라이트사관이 독립운동사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행적을 지우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반발한다. 국정교과서에는 ‘건국절’이라는 용어 대신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될 것이 확실시 된다. 한 사립대 역사학과 교수는 “1948년을 건국으로 보는 것은 그 이전에는 국가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독립운동의 의미는 지워버리고 대신 친일파를 개국 공신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정희ㆍ위안부, 어떻게 기술될까=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장기독재, 부정선거 등 부정적 평가 일색에서 벗어나 건국의 기틀을 세웠다는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직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은 ‘유신독재 미화’ 여부가 핵심이다. 실제로 1990년 이전에 발간된 기존 교과서들에는 5·16 군사정변을 ‘혁명’으로 기술했다. 하지만 유신 미화는 여론의 더 큰 역풍을 몰고올 수 있다는 판단에 기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현행 교과서가 박 전 대통령의 과(過)에만 치중했다는 보수진영의 지적에 따라 경제성장 등 공(功)을 강조하는 내용이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경유착 등 부정적인 면이 서술됐던 기업인들 묘사엔 산업화 공로가 더해지고 6·25 전쟁 발발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도 명확히 할 전망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한 정부가 ‘통일신라와 발해 시대’와 ‘남북국 시대’ 가운데 어느 표현을 쓸지, 일본군 위안부는 어떻게 서술할지도 관심사다. 특히 교육부가 지난해 9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면서 “위안부 관련 내용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한 만큼 현행 교과서에 비해 많은 양이 기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2월 28일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부 입장 위주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상권 저지넷 상임대표는 “다른 과목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2018년에 적용하는데 유독 역사교과서만 1년앞당겼다. 

조범자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