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안 헌재로 넘어가면···법조계 “쉽지 않다”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여권 내 비주류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의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탄핵을 최종 심판할 헌법재판소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우선 검찰의 공소사실만으로도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그러나 내년 1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임기가 끝나는 등 각종 변수가 산적해 헌재의 탄핵 심리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헌법 113조에는 헌법재판관 9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 과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내년 임기를 마치고 교체된다는 점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한철 헌재소장의 임기는 내년 1월 31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는 내년 3월 13일로 만료된다. 탄핵심판이 길어지면 박 소장과 이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7명의 재판관이 탄핵을 심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7명의 재판관 중 한명이라도 탄핵에 반대해 사퇴의사를 밝힌다면 정족수 요건인 7명을 채우지 못해 탄핵심판이 불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상태로 논의가 공전을 반복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탄핵 심리 과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의 후임자 임명을 두고도 법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 직무와 관련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이를 대행한다. 문제는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가 헌재 소장 임명권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다. 김 전 재판관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총리가 대행해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재판관은 이어 “6년 임기동안 국사를 담당할 중요한 역할을 가진 헌재 소장을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대행 총리가 임명한다는 것을 두고 법조계와 학자들마다 의견이 갈릴 수 있다“고 했다.

헌재가 초고속으로 사건을 심리해 내년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 전 탄핵심판을 결론 짓는 것은 불가능할까. 김 전 재판관은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대통령이 ‘버티기 작전’으로 계속해서 증인신청을 하거나 연기를 요청하는 식으로 기일을 끌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재판관은 “재판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빨리 심리해도 4~6개월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현재 검찰 수사로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2일 새누리당 하태경,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송두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그동안 보도, 검찰수사 공소장에 나타난 내용, 향후 특검서 추가로 밝혀질 내용, 국회 특조위 조사에서 추가될 내용으로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며 “만일 이것이 탄핵 사유로 조금이라도 모자람이 있다면 헌법의 탄핵에 관한 규정은 아마 사문화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재판관도 “검찰 공소장에는 160개 범죄사실이 적시돼있는데 형법, 특가법 법률 위반 투성이로 보인다”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탄핵사유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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