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권 익산 근대문화유산 새롭게 조명받다

[헤럴드경제=박대성(익산) 기자] 전북 익산과 충남 공주ㆍ부여군 일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지난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백제권역 익산의 근대문화유산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익산(이리)지역은 백제역사문화 자원 뿐만 아니라 비옥한 토지를 보유한 평야지대이고, 근대문화유산이 산적한 군산과 맞붙어 있어 일제 강점기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문화유산이 적잖다.

[사진=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인 익산시 춘포역.]

익산역 앞 문화예술의 거리 안쪽으로 도보로 10분 남짓 걸어가다 보면 익산문화재단이라는 방향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 건물은 일본인 농장 지주들이 쌀 생산량을 늘리고자 창설한 ‘익옥(익산 옥구군)수리조합’의 사무소 및 창고로 사용된 건물이 나오는데, 서양식(르네상스의 팔라죠 양식)으로 1930년에 지상 2층의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다.

토지 개량과 수리 사업을 명분으로 설립돼 과다한 공사비와 수세를 부담시켜 지역 농민을 몰락시키는 등 일제에 의한 우리나라 근대 농업 수탈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건물이지만 애석하게도 건축 및 기술사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아 건축공학도들도 즐겨 찾는 곳이며, 지어진지 86년이 지났지만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익산시 춘포면에는 지어진지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가 있다.

2011년 폐역되기 전까지 전주와 익산을 이어주는 이곳 춘포역은 과거 이용객들로 상당히 꽤 분주한 장소였다고 한다.

지난 2005년 춘포역사가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됐고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 지정 사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914년에 건립돼 대장역이라 망명된 역사 건물로, 1996년 춘포역으로 개칭됐다. 슬레이트를 얹은 박공지붕의 목조 구조는 소규모 철도역사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로 역사적, 건축적, 철도사적 가치가 있다.”

철로가 이전되다보니 역사에 썰렁함이 있지만, 시에서는 추억을 더듬어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옛 춘포역 사진과 기록물을 전시해놓고 있다.

춘포역에서 춘포면사무소를 지나 가다보면 이국적인 느낌의 한 가옥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가옥은 과거 일제강점기 호소카와 농장의 관리인이었던 일본인 에토가 1940년경 농장안에 지은 2층건물의 나무판자를 잇대어 지은 일본식 가옥이다.

당시 이 가옥을 포함한 춘포지역의 엄청난 규모의 농지는 일본에서 건너온 호소카와가의 농지였으며 그 규모는 당시 호남지역에서 세 번째였다고 한다. 호소카와 가옥은 대표적인 호남지역 농업 수탈 지역이었던 춘포의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다.

차를 타고 익산 목천동에서 김제 백구면 쪽으로 넘어가다 보면 현 만경교와 대비되는 구 만경교가 있었다. 

[사진=일제강점기 호소카와 농장관리인의 일본식 가옥.]

일제강점기 일제가 우리지역의 곡물 수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1928년 2월에 준공하였으며 일명 ‘목천포 다리’로 불리며 1990년까지 무려 62년간 익산과 김제를 잇는 중요한 길목으로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끊임이 없었던 곳이다.

1920년부터 일제에 의해 실시된 산미증식계획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지역에 나는 수많은 쌀과 농산물들을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군산항까지 실어 나르던 비운의 다리이기도 하다.

익산시 관계자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라고 생각한다면 한없이 마음이 아프지만 이를 잘 보존하고 되새김으로서 우리 후손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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