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산서 CRE 감염자 속출…격리실 없어 중환자실 방치 ‘논란’

-일명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내성균 감염 확산
-한발 늦은 정부, 내년부터 전수감시 체제 가동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일명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내성균 감염자가 부산에서 속출하고 있다. 수퍼박테리아 추가감염과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본보 24일자) 추가로 2명이 또다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환자들은 격리실이 아닌 중환자실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3명의 CRE 감염환자가 발생한 부산의 모 병원에서 보름만에 또다시 2명의 감염환자가 확인됐으며, 24일에도 추가로 2명이 더 감염됐다.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최소한 7명이 같은 병원에서 CRE에 감염된 셈이다. 병원측은 4~5번째 감염환자가 병원내에서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아니라 자체 발생한 경우라고 밝혔지만, 또다시 6~7번 감염자가 나오면서 감염경로 파악에 실패한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감염 환자 보호자들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관련 Q&A’라는 안내서를 병원으로부터 받았다. 안내서에는 환자의 격리조치 필요성과 치료법, 보호자의 손 위생 및 화장실 청소ㆍ소독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안내서의 내용과 달리 격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감염환자들은 24일 오전 간호사로부터 감염사실을 전달받았지만 병원은 격리실이 없다는 이유로 환자들을 커튼 하나 사이로 다인실인 중환자실에 방치했다. 보호자들은 병원측이 “1인실이 없어 격리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CRE 감염환자의 격리조치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나 암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에서 폐렴이나 요로감염과 같은 감염증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에게서 CRE를 포함해 항생제 내성균 6종을 지정감염병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감염이 확인되면 즉각 격리조치하고, 환자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정부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지난 8월 발표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CRE를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CRE 감염을 제3군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상반기부터 전수감시 체제가 가동될 전망이다.

WHO 등 국제사회도 항생제 내성균의 유행이 치료법이 없는 신종감염병과 파급력이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5월 발표된 영국 정부의 보고서(Jim O’Neill Report)는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며,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820만명)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