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막말 경쟁(?)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이 와중에 ‘막말 정치’다. 그것도 제1야당과 집권여당 대표가 맨앞에 섰다. 야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 특검 등 정국수습에 협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거친 입’이 찬물을 끼얹을까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조차 불안해하는 추미애=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23일 대선 불출마와 함께 탄핵 적극 동참, 개헌 추진 등을 선언했다. 탄핵 의결정족수(200석) 계산에 한창이던 야권으로선 우군을 얻은 셈이다. 그런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달랐다. 추 대표는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며 김 전 대표를 가리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기도 한, 부역자 집단의 당 대표를 지낸 분이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한 표가 중요한데, 자꾸 ‘부역자’ 운운해서 새누리당 비박계를 자극하고 적으로 만드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멈추지 않았다. 24일 열린 행사에서도 “벌써 자신들 세력에 유리한 개헌 논의를 하겠다고 꿈꾸며 마음이 콩밭에 간 정치세력이 있다”며 개헌론자인 김 전 대표를 또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미애가 당 대표가 됐을 때 ‘실수할 거다, 똥볼 많이 찰 거다’고 했는데 제가 점쟁이가 됐다”고 비꼬았다.

추 대표는 자극적 언사로 이미 당 안팎의 비난을 받던 터였다. “대통령이 미용을 위해 국민 혈세를 ‘2000억원’ 이상을 썼다”(이후 민주당은 액수를 ‘2000만원’으로 바로잡았다), “청와대가 장기 공성전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와대에 식수를 끊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집권하면 얼마나 피비린내 나는 보복이 이뤄질지 미리 예고하는 것이냐. 모골이 송연하다”고 반발했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 준비한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당내에서조차 “제1야당 대표가 시중 소문을 확인도 않고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등등의 발언이다.

장관을 지낸 한 전직 관료는 “말이 거친 추 대표에게 입조심을 당부한 바 있다. 자리가 올라갈수록 더 그래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쉽게 고치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당내 비판에도 독설로 맞서는 이정현=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거친 말로 추 대표를 맞받았다. 추 대표의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이 대표는 “배신자가 돼 달라, 변절자가 돼 달라,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돼 달라, 예수 부인하는 베드로가 돼 달라는 거 아니냐”고 흥분해서 맞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예수에, 탄핵에 찬성하는 당내 의원들을 예수를 팔았거나 부인한 제자 유다와 베드로에 빗댄 셈이다. 당 내부에서조차 “이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를 향해서도 “이정현 사퇴만 주장하다 당을 혼란과 공백에 몰리게 한다. 콩나물값 깎다 애 잃어버리는 격”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자신에 비판적인 중진 의원들에게도 “3선 이상 대부분은 민정계ㆍ민주계ㆍ친이계ㆍ친박계 등 계파 오염치가 기준치를 상당히 넘어 초ㆍ재선들 보기에 부끄럽다”며 되레 역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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