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장…기재부ㆍ관세청 압수수색, 연말 면세점 추가선정 무산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ㆍ배문숙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4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롯데, SK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심사가 전면 취소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두 차례의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대전’과 관련해 내정 또는 특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데다 면세점 허가 기준변경 배경에 대한 의혹까지 불거진 마당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추가입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주무 부처인 관세청은 연말 면세점 특허 심사와 발표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며, 기재부도 면세점 허가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재부와 관세청은 관련 기업까지 줄줄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기재부 전격 압수수색=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검사와 수사관 약 15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세종시 정부청사 4동 기재부 청사 5층 1차관실과 6층의 정책조정국, 4층의 관세제도과 등을 압수수색해 면세점 정책과 관련된 서류와 컴퓨터 파일을 압수했다.

특별수사팀은 면세점 특허권 심사 과정에서 재단 출연금을 대가로 특정기업에 면세점을 특허권을 주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이 기습적으로 진행되자 기재부 직원들은 당혹감과 함께 허탈감을 보였다.

정부 경제정책의 헤드쿼터인 기재부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최근 기재부 출신인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데다, 최상목 1차관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안종범 전경련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재단 출연에 간여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벌어진 일이어서 기재부의 충격은 매우 컸다.

기재부 직원들은 향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올해 초 정부가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방침을 세우는 과정에서 최순실씨와 청와대가 미르재단 기금 출연을 대가로 지난해 면세점을 잃은 롯데와 SK에 특혜를 주기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정책에 쏟아진 의혹들=이에 대해 기재부와 관세청은 수차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면세점 선정을 둘러싼 일련의 정책 변화 과정에서 정부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최순실 씨와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14일 관세청의 특허심사 결과 롯데면세점은 연말 특허 기간이 종료되는 월드타워점에 대한 운영권을 잃었고, SK네트웍스도 심사에서 탈락해 면세점 문을 닫아야 했다. 두 업체에는 큰 타격이었고, 업계에서 이를 큰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올해 3월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특허 갱신을 허용하는 등 제도개선안이 발표됐고, 한 달 뒤인 4월29일에는 외국인 관광객 특수에 대비하겠다며 서울에 4개의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런 정책변화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확대 예측하고,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새로 면세점에 입찰할 때에 감점을 주겠다던 입장도 사실상 철회돼 결국 두 기업에 회생 기회를 주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욱이 정부가 면세점 추가 허용 방침을 세우기 직전인 올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각각 비공개 개별 면담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관련한 의혹에 다시 불이 붙었다. 대통령 면담 직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추가 지원 요청을 받은 이들 그룹 가운데 롯데는 5월께 70억원을 K스포츠 측에 입금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추가 허용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연말 신규 면세점 입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찰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업계에 일대 소용돌이를 몰고왔던 ‘면세점 대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불어닥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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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세종시 정부청사 기획재정부 1차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카메라 기자들이 사무실 밖에서 취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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