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 초갑부에 군(軍)장성 출신이 주류…내각도 초호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정치 세계에서 이른바 ‘권력’(power)을 측정하는 가장 단순한 수단은 ‘돈’과 ‘군사력’이다. 그래서일까.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주요 백악관 각료 및 정부 고위직에 백만장자와 퇴역 군인들을 기용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가 차기 내각의 핵심 직책에 자신과 같은 거부들을 임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내각이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 내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현재 장관 지명을 받거나 입각이 예상되는 인물들의 총 재산은 최소 350억 달러(약 41조원)로 추정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폴리티코는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가 차기 상무장관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 ‘파산의 제왕’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윌버 로스 ‘WL 로스& 컴퍼니’ 회장 겸 ‘재팬소사이어티’(Japan Society) 회장도 억만장자다. 포브스 2014년 집계에 따르면 윌버 로스의 자산은 29억 달러(약 3조4000억원)였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인사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하얏트 호텔 창업자의 딸)의 자산인 2억4000만 달러보다 많다.

교육장관 내정자이자 사업가인 벳시 디보스도 억만장자다. 그의 시아버지이자 건강기능식품업체 암웨이 창업자인 리처드 디보스의 보유자산은 51억 달러다. 포브스 지는 벳시 디보스의 자산도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디보스 내정자의 남편은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아 현재 회장을 지내고 있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밋 롬니 공화당 간부는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소득이 많은 의원 중 한 명이다. 미국 정치기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인사이드거브’(insidegov.com)에 따르면 밋 롬니의 재산은 2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 번째로 자산이 많은것으로 알려진 존 케리 국무장관(1억9800만 달러)보다 많다. 재무장관 후보인 스티브 누친은 최소 4600만 달러, 주택장관 유력후보 벤 카슨은 2600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 브래넌 수석고문 내정자도 최소 10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장관 내정자인 제프 세션스도 75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최소 1100만 달러에서 최대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내각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군 장성’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정부 고위직에 퇴역 장군들을 중용하는 미 현대 정시차에 전례 없는 인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강경파’ 트럼프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선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최근 외교ㆍ안보 최고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중장 출신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발탁한 데 이어 국방장관에 사병에서 4성 장군까지 오른 중부군사령관 출신 제임스 매티스의 기용을 검토하는 등 최소 6명의 군 장성 출신 인물들을 고위직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NYT는 “현재까지 국방 및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를 모두 퇴역 장군들이 차지하게 됐다”라며 “너무 많은 군인들이 내부를 구성하게 되면 무기와 전략들로만 가득차게 된다. 미국 모든 외부전략에 그것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는 존 내겔 퇴역 장교의 발언을 인용했다. WP는 “많으면 군 출신 후보 4명이 고위직에 임명될 것”이라며 “외교전문가들은 미 현대사에 전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라고 전했다.

트럼프가 군 장성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그가 권력형 지도자를 지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블룸버그 통신은 그동안 트럼프의 의사소통 방식을 고려하면 권위와 위엄을 강조하는 군인들의 명령체계를 선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매티스 전 사령관을 뉴저지에서 면담한 뒤 “진정한 장군 중의 장군, 진짜배기!”라고 격찬했다. 

군 출신 인사를 많이 발탁하지 않더라도, 정권 인수과정에서 그들과 만나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치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필 카터 ‘신(新)미국안보센터’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군 장성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도 장성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외교 전선은 향후 장성 출신들의 손에 뒤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에 대해 매티스 전 사령관이 반대하자 트럼프 당선인이 입장을 바꾼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NYT에 “매티스와의 면담 이후 고문이 불필요하다고 마음을 바꿨다”라고 밝혔다. WP는 장성 출신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나토(NAT0·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동맹 재조정 구상에 반대하고 있어 트럼프가 공약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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