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과거로” 콜롬비아 새 평화협정 서명… 야당 반대 불씨 남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이 새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정부는 지난번 협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따라 새 협정은 국민투표가 아닌 의회표결에 부칠 예정이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티모첸코)는 24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의 콜론 극장에서 새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이 통과되면 콜롬비아는 52년간 22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사진설명=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게티이미지]

양측은 서명 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쳤고,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깃발을 들고 극장 인근 광장에 모여든 시민 수 천 명도 대형 스크린으로 중개되는 서명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구호를 따라했다.

평화협상으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산토스 대통령은 “수십 년에 걸친 폭력은 영원히 과거로 남겨두자”며 “우리 모두 하나가 되고 평화의 이상을 향한 화해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론도뇨도 “오직 언어만을 우리 콜롬비아인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삼자”고 화답했다.

새 협정은 내전 피해자 보상안과 특별 평화 재판소 운영, FARC의 마약 거래 처벌 등을 포함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던 지난번 협정에 대한 반대파들의 요구 50여 가지가 반영됐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9월 26일에도 반군과 첫번째 협정을 맺은 바 있지만, 범죄를 저지른 반군을 사면하고 제도권 정치로 끌어들이는 내용 때문에 반대파들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지난달 국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

산토스 대통령은 과거 FARC와의 평화협정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칠 것이라고 했지만, 새 협정은 국민투표를 하지 않고 현재 여당이 다수를 점한 의회에서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잔학 행위를 저지른 반군 지도부에 대한 실형이나 반군의 정치 참여 제한 등 반대파 주장의 핵심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새 협정에 대한 의회 토론에 불참하는 한편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장외투쟁에도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협정이 승인받지 않는다면 협정의 정통성이 의심받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평화협상이 흔들리게 되면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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