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피규어 구매대행해 드려요” 사기범 검거

- 주문부터 배송까지 시간 걸리는 피규어 시장 특성 노린 ‘돌려막기’ 영업

- 1억 1700만원 도박으로 탕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피규어를 판매한다며 대금을 선입금 받아 1억 1700만원을 카지노 도박으로 탕진한 온라인 판매 업자가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일본과 홍콩 등 해외에서 출시되는 피규어를 구매해 국내에 되파는 구매대행 사이트 N 쇼핑몰을 개설해 2013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207명으로부터 332회에 걸쳐 1억 1700만원 상당을 편취해 해외 원정 도박 자금으로 소비한 혐의(사기)로 쇼핑몰 운영자 고모(36) 씨를 검거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사이트에 ‘반다이 DX 초합금 그레이트 마징가’, ‘반다이 메탈빌드 레트프레임’ 등 고가의 피규어를 구매대행해주겠다며 이모 씨등 207명에게 332회에 걸쳐 1억 17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피해자 천모(35) 씨는 지난해 8월말 고씨로부터 “200개 한정으로 예약이 곧 마감되는 ‘슈퍼로봇 프로젝트-001 썬더-A’ 15개를 현금결제하면 사은품과 함께 180만원에 구매해 주겠다”는 고씨의 말에 속아 현금으로 결제했지만 물품을 받지 못했다. 

고씨는 2009년 7월 해당 쇼핑몰을 개설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2013년 초순경 사업 확장에 실패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4년 말부터는 연말이나 명절할인쿠폰 등을 남발해 신규고객을 모집하고 이들로 부터 선입금 받은 피규어 구매대금으로 기존 고객이 주문한 피규어를 구매해 배송하는 ‘돌려막기’ 식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외 카지노 도박에 빠지면서 선입금 받은 고객의 구매자금을 탕진하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예약판 피규어의 경우 보통 주문을 3~6개월 전에 받고 2~3개월 간 생산한 뒤 출시된 뒤 한국에 배송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같은 돌려막기 영업이 가능했다.

현금으로 미리 선입금을 받기 때문에 입금받은 대금을 가지고 도주하거나 ‘공돈’으로 생각해 고씨처럼 도박 등으로 탕진해 구매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피규어 동호회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8월 경기도 고양에서는 67명으로부터 500만원을 편취한 피규어 사기범이 검거됐고 지난 2월에는 서울 도봉구에서 1655명으로부터 17억 4000만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규어 시장이 2013년 이후 해마다 50% 이상씩 성장하면서 사기로 인한 피해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하거나 할인으로 구매를 유도, 혹은 과도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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