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고조되는 철강 무역전쟁, 일본의 ‘영민한’ 대처법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 ‘빅2’의 무역정책이 급격히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가전 제품을 비롯해 철강, 화학 분야에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데 이어,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같은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대(對)한국 수입규제는 30개국 총 183건으로 집계됐다. 그중 철강ㆍ금속 관련 규제가 89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18건, 중국과 인도가 25건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포스코나 현대제철에 열연, 냉연 반덤핑 ‘관세 폭탄’을 매긴 것은 향후 가해질 통상 압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관세 부과까지 복잡했던 절차를 정부 주도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미국 내 업체가 특정국 업체의 품목에 대해 제소해야 상무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미 정부가 자체적으로 알아서 규제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 내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대통령의 권능’으로 특정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 철강업계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일본의 사례가 조명받고 있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세계 제 2의 철강 수출국임에도 반덤핑 피소 비율이 현저히 낮다. 전 세계 수출량의 9.4%를 차지하지만 반덤핑 피소율은 전체의 6%로, 한국 대비(전 세계 수출량 6.9%, 반덤핑 피소 11%) 낮다.

이는 일찌감치 ‘민관(民官)협의’ 소통창구를 마련해 철저히 대비한 결과다. 일본은 1999년 한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6개국과 연 1회 정례미팅 ‘철강관민대화’를 운영중이며, 상대국 철강시장을 상호 이해하고 통상 이슈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민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 철강업계는 일찌감치 1970년대부터 대미 수출을 통해 통상 문제의 중요성을 경험해왔다”며 ”일본 경제산업성도 1999년부터 주요 수출대상국과 철강통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관민 합동의 다양한 대화채널을 구축해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업체별 경영 전략도 통상마찰 사전 대비에 맞춰져있다. 수출 대상국에 철강 생산 기술을 제공하거나 우호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수출 대상국이 생산하기 어려운 고급강 제품을 수출하는 등 활로를 모색해 무역규제에 대한 방어력을 높였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주요 산업군에 대한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미리 파악된 정보를 바탕으로 업계에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서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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