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ㆍ26 촛불집회] 막혀버린 트랙터…농기계 주정차 불허 때문이라니

- 법원 “농기계를 세종로 공원에 주ㆍ정차 하거나 행진에 운행 할 수 없다”

- 경찰, 트랙터 운송 자체를 시위 동원으로 간주

[헤럴드경제]25일 전국농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트랙터 9대 등 농기계를 끌고 서울로 올라오던 전국농민회총연합(전농) 소속 농민들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사실상 집회가 무산됐다. 경찰은 집회에 화물차량과 트랙터 등 농기계를 주정차 하거나 운행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은 안된다는 법원의 판결에 기반해 이들 농기계의 서울행을 원천차단했다. 

간밤 서울 도심 집회를 위해 상경하던 농민들과 경찰이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IC)과 양재나들목(IC) 등에서 충돌하면서 검문 중인 경찰과 충돌한 농민 36명이 대거 연행됐다. 이들은 서울 광진경찰서와 중부경찰서 등 곳곳에 나눠 연행됐다. 전농 측에 따르면 김영호 전농 의장이 머리를 꿰매는 등 부상자 3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같은 충돌은 경찰이 경부고속도로 서울 양재 나들목 등에서 모든 차선을 막고 검문을 진행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일부 농민들이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려고 해 이를 하기 위해 검문을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민들이 탄 일부 화물차에서 기름통이 발견돼 위험물로 판단하고 있다”며 “트랙터를 싣고 상경하는 것은 트랙터가 시위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법원 판단을 근거로 고속도로 진입을 막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병수 부장판사)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가 트랙터 등을 이용한 시위를 금지한 데 반발해 전농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 결정했다. 집회 자체는 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재판부는 행진에 중장비를 동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금지했다. 법원은 “전농은 세종로 공원 앞 도로에 방송용 차량 1대를 제외한 화물차와 트랙터, 그 밖의 농기계 등 중장비를 주ㆍ정차할 수 없고, 행진 구간에서 중장비를 운행할

수도 없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집회 및 행진 시간이 퇴근 시간을 포함하고 있고, 장소도 평소 교통량이 많아 화물차나 트랙터가 행진에 동원된다면 공공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의 극심한 교통 불편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농 소속 농민들은 오랜 기간 화물차와 트랙터를 이용해 상경함으로써 이미 상당 부분 취지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집회와 행진에 반드시 화물차나 트랙터가 필요하다고 보이지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농 측은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고 가는 것 자체를 막은 경찰의 대처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전농 관계자는 “법원은 트랙터를 집회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을 뿐, 상경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트랙터는 농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농기계로, 갈아엎는다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서울까지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에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가져가는 동안 국민들에게 트랙터의 상징성을 홍보할 수는 있을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날 경찰이 대대적 검문을 행사하면서 퇴근길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서울요금소∼양재IC 13.03㎞ 구간이 시속 8∼18㎞ 속도로 정체 현상을 빚는 등 막대한 교통 정체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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