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檢 ‘차은택 인사청탁’ 朴대통령 공범 사실상 인정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검찰이 ‘비선실세’ 최순실(60) 씨를 등에 업고 각종 문화계 이권을 챙긴 차은택(47) 씨를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또다시 사실상 공범으로 적시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7일 오후 2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 등으로 차 씨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검찰은 차 씨가 지인을 KT에 취직시킨 뒤 자신의 광고회사에 70억원 어치 광고를 몰아주도록 한 과정에 박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인지하거나 입건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되면 확인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과 8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이동수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회장에게 연락하고, 신혜성 씨도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추천한 이들은 최 씨와 차 씨의 측근으로, 검찰은 최 씨등이 이들을 KT에 취업시켜 광고계약을 따내려고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KT회장에 채용을 요구했고, KT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KT는 이 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신 씨를 ‘IMC 본부 그룹브랜드지원 담당’으로 채용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안 전 수석에게 채용된 이모 씨등의 보직을 광고 업무를 총괄·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주라고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의 요구에 따라 KT는 이모 씨등의 보직을 변경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자 박 대통령은 거듭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안 전 수석은 ‘VIP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드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라’이라며 KT를 압박했다. KT는 지난 3월 말부터 8월 초 까지 68억원 상당 광고 7건을 플레이그라운드에 맡겨 5억1600여만원 수익을 올리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은 또 차 씨등이 인수하고자 했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와 관련해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회장 권오현과 포레카 대표 김영수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고 안 전 수석에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검찰은 “이 부분을 공범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지면 이 부분 공범 여부가 확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씨는 최 씨와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각종 광고를 받아낼 목적으로 포레카를 인수하기로 계획하고 포레카 인수에 나선 중소광고사 대표 한 씨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박한 혐의(강요미수)를 받는다. 한 씨가 차 씨등의 압박에도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서 이들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최순실(60) 씨를 재판에 넘기며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최 씨 소유 회사들이 대기업들을 압박해 광고 수주 등 이권을 취하는데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씨가 범행계획을 세우면,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 지시하고, 안 전 수석이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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