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틀어막으니 소비심리 ‘털썩’…자영업자 가계신용 ‘빨간불’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에 소비심리는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어 향후 ‘소비 절벽’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내수경기에 민감하고 제2금융권 대출이 많은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급증하는 자영업자들의 신용위험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3분기말 가계신용(가계대출 판매신용)은 12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대비 3.0%(38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이며 3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그래프=3분기 가계신용/한국은행 제공]

특히 정부가 폭증하는 가계부채 고삐를 죄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3분기에만 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인 11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는 더욱 심화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집단대출과 상호금융의 주택담보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는 규제책을 빼들면서 소비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실제 1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지난 2009년 4월(94.2) 이후 7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하는 데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CSI는 64로 9월 대비 16포인트 급락했다.

현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며, 6개월 뒤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전망 중에서는 내구재(91)와 의류비(98)가 전월보다 각 4포인트 하락했다. 이 밖에 외식비와 여행비도 각각 3포인트 떨어져 향후 지갑을 닫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런 악순환은 자영업자들에게는 직격탄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정부 규제에 따라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급랭한데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될 수록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어 또 다른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꼽힌다. 이미 지난 10월 말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258조1000억원을 기록해 올 들어서만 20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어 채무부담 증대에 의한 소비 제약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폭 자체를 줄이는데 주력하다보니 대출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소비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영세 자영업자 내수 중소기업의 여신 건전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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