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국정 역사교과서 발표③]역사교과서, ‘국ㆍ검정제’도 검토…교육단체, “국정화 자체가 시대착오적”

-진보 교육ㆍ역사단체, 국정화 역사교과서 완전 폐기 주장

-‘보수’성향 교총도 반대…“편찬기준 상 반헌법적 건국절 시각 포함”

-‘국ㆍ검정제, 시범도입’ 정부 대안…“학교 현장 혼란 부추길 것” 한 목소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엔 변함이 없다며 강행의지를 밝혔지만, 단일화 포기 검토를 시사하고 나섰다. 하지만 역사ㆍ교육 관련 단체들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정화 교과서 출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더욱 분명히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ㆍ역사 관련 단체들이 지난 26일 정부의 국정화 역사교과서 도입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과 집필자 명단 등을 발표한다. 신동윤 [email protected]]

28일 진보 성향의 교육 및 역사 관련 단체들은 배포 및 적용 형태와 상관없이 ‘국정화 역사 교과서’ 시도 자체의 완전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이준식 교육부총리가 국정 교과서와 검정 교과서의 혼용 등을 대안으로 내놓는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지만, 두 발 다 즉시 빼는게 맞다”며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만들어 놓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국ㆍ검정 혼용 등의 방식으로 끼워넣으려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소장은 “국정 역사교과서의 내용에 앞서 ‘국정화’라는 틀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반 역사적인 발상”이라며 “21세기 한국에서 국정교과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며, 수십년간 군부 독재와 싸워 쟁취한 것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해선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아이들에게는 좋은 양식만 주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박근혜 정부는 거짓 양식을 주겠다고 한다”며 “국정화 역사교과서 도입 시도는 박 대통령 탄핵과 함께 끝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단일화 대신 국ㆍ검정 체제를 혼용하거나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용 후 확대하겠다는 교육부의 대안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도 있다. 방은희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공개된 편찬 기준상으로도 문제가 많고, 짧은 시간동안 졸속으로 만들어진 교과서를 국검정 혼용이라는 변칙적인 방법으로까지 도입하겠다는 것은 학생, 학부모, 역사ㆍ교육학계의 반대 목소리보단 정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수 16만여명으로 국내 최대 보수성향 교원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총 관계자는 “공개된 편찬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으로 반헌법적인 ‘건국절’과 관련된 시각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되는 이상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한다는 현재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현장검토본이 나오면 정확하게 전문가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이다 지난 12일 대의원회의 후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반대로 입장을 선회했다.

단일화 대신 대안으로 거론되는 국ㆍ검정 혼용 체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육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에 대해 찬성 입장을 피력해 온 오세목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은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은 통일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고, 현재처럼 교과서가 담지 못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에 대해 교사들이 보충해 교육하면 될 것”이라며 “대부분 학교에서 여름방학 전 내년에 쓸 국정 역사교과서를 발주한 상황인데, 국ㆍ검정 혼용을 다시 고려하는 것은 교과서 선택을 둘러싼 학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 국장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교육 현장에 내놓을 경우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이 앞장서 반발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늦어도 2월까지만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철회한다고 하면 기존 검ㆍ인정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과서를 보급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국정교과서 도입을 포기하겠단 교육부 장관의 고시만이 당장 내년 1학기부터 시작될 교육 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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