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칠라…한국 남자골퍼들, 美·유럽으로 ‘직행’

김시우·노승열·왕정훈·안병훈 등
20대 ‘루키’ 국내 건너뛰고 해외로

아시안투어 상금·대회 수 압도적
선수들 휴식기 긴 국내투어 외면

한국 남자 선수들이 국내 투어를 통하지 않고 해외 골프 투어로 직행하는 등 일찍부터 밖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거둔 1승, 유러피언투어 2승의 주역들이 일찍부터 해외로 나가 판로를 개척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투어는 13개 대회에 총상금 92억원 규모로 쪼그라든만큼 국내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 해외로 나가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따라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국내 무대에서 검증을 받아 해외로 나가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해외 투어 무대에서 시작하는 사례가 돋보인다. 


지난 2012년 PGA투어 사상 최연소(17세5개월6일)로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던 김시우(21 CJ)가 2015~16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신인상 후보로까지 올랐다. 상금 랭킹 26위(308만달러)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김시우는 한국프로골프(KGT)투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미국 투어를 뚫었다. 지난 2014년 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했던 노승열(25 나이키골프)도 어린 나이에 국내투어 대신 아시안투어에서 프로로 데뷔해 활동하다가 유럽과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유러피언투어에서 올해 유독 두드러지는 성과가 나왔다. 5월 초순 왕정훈(21)은 유러피언투어에서 2연승을 이뤄냈다. 모로코에서 열린 트로피핫산2세와 모리셔스에서 열린 아프라시아모리셔스오픈에서 우승했고, 유러피언투어 파이널 시리즈였던 네드뱅크클래식에서 2위를 하는 등 톱10에 4번이나 들었다. 왕정훈의 프로 데뷔 역시 필리핀에서 주니어 생활을 하다가 2년전 중국투어로 데뷔했다.

중국투어에서 상금왕을 하고 지난해 아시안투어로 올라가 상금 9위로 마친 뒤 올해 유러피언투어에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왕정훈은 레이스투두바이 랭킹 16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유러피언투어 신인상까지 받았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신인상을 받은 안병훈(25 CJ) 역시 국내무대를 뛴 적 없이 해외 무대에서만 경험을 쌓았다. 그런가 하면 올해 12개 대회를 치른 미국PGA투어의 3부 리그인 중국투어에서는 국내 KPGA투어를 거치지 않은 김태우가 2승을 거두고 상금 4위에 올라 있다.

한국 남자 골프투어는 여자와는 사정이 다르다. 국내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병역을 마치고 해외로 나가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선수로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해외 무대에서의 성공을 바라는 선수들은 국내 무대를 거치는 것보다는 바로 해외로 나가는 선택을 한다.

아시안투어만 해도 대회당 평균 상금액은 국내 투어보다는 적은 금액이지만 올해 28개의 경기가 치러졌다. 일본투어는 26개의 경기를 치르고 상금은 1억3419만엔으로 총 92억원 규모로 치러 한 대회 평균 7억원이었던 국내 대회보다 상금에서 2배, 대회수도 2배였다.

일본투어를 뛰는 한 선수는 “일본 시드를 최우선으로 하고 그밖에 아시안투어 대회를 뛰는 스케줄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어 선수에게는 대회가 자주 열려야 기량이 유지되는 데 한창 시즌에도 몇 달을 쉬는 국내 투어를 뛰자면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래저래 국내 투어는 엘리트 선수들에게서도 배척되고 있는지 모른다.

남화영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