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발표②]앞에선 “철회없다”, 뒤에선 포기 카드 ‘만지작’…이준식 부총리 속내는

-靑ㆍ교육부 “국정화 철회 아니다” 한목소리

-이준식 부총리 “대안 3~4가지 고려…단일화 포기 검토도 고심”

-12월 공개토론 후 현장적용 방안 공개…향후일정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역점 과제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와 교육부는 “철회는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지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미 3~4가지의 대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단일화 포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준식 부총리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지난 1년간 개발한 국정교과서 내용과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 3월 단일 역사교과서의 일괄 보급 의지를 밝혀왔던 교육부가 ‘현장 적용 방안 검토’로 한발 물러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와 온도 차도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는 “국정화 강행”, 교육부는?=이준식 부총리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로선 국정교과서 철회는 없다. 다만 현장 적용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사실상 국정화 강행 의지를 꺾은 것이다. 이 부총리는 “검토 중인 현장 적용 방안은 3~4가지 정도다. 언론 등에서 제시되고 있는 방법들이 다 포함된다”고 했다. ▷적용시기를 2018년 3월로 1년 미루거나 ▷시범학교에만 우선 적용 ▷검정교과서와 혼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전국 중ㆍ고교생들이 단일 교과서를 사용하게 한다는 ‘국정화’ 정책 기조와는 거리가 멀다. 계속되는 국정화 반대 여론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단일화 추진 동력을 상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이 부총리는 ‘단일화 포기 검토도 대안에 포함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전히 국정화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출구전략을 고심하는 교육부와는 온도 차이가 있다. 앞서 이 부총리는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서 현장 적용 방안 검토 의견을 첫 공개했고 청와대는 보고받지 못한 내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부의 ‘반기’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청와대와 교육부가 충돌하고 각을 세우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26일에서야 김용승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만나 현장 적용 방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공개토론 후 23일 현장적용 방안 공개=교육부는 우선 현장검토본 공개와 의견수렴까지는 기존 일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28일 오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전자책(e-Book) 형태로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시작한다. 같은 시각 이준식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집필진 47명의 명단 역시 함께 공개된다. 다음달 23일까지 전용 웹사이트에서 최종검토본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다만 의견은 비공개 접수다.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아이핀 등으로 본인임을 인증한 후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교육부 관계자만 이를 볼 수 있다. 12월 중엔 공개 토론회가 열린다.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학술 토론회를 개최한다. 보수와 진보 역사가들을 균형있게 초청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의견수렴이 끝나는 12월 23일 현장 적용 방안을 공개한다. 당초 최종본을 내년 3월 신학기부터 전국 중·고교에서 ‘역사’(중학교), ‘한국사’(고등학교) 수업시간에 교재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들은 온라인과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한 뒤 교과서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 최종본은 내년 1월 공개되는데, 편찬심의위원 16명 명단이 이때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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