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로 내수 활성화 최대 과제 직면…고용-소득 안정 우선돼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ㆍ환율전쟁에 나서는 등 국제적인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경제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주도의 새로운 성장전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고용과 소득의 안정이 필수적이며, 특히 일부 경제주체와 계층에 집중된 부(富)의 분배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가 사라진 만큼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를 주장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관세 인상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내수주도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IB들은 특히 ‘트럼프노믹스’가 본격화할 경우 소규모 개방경제인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이 가운데서도 수출 의존도와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대만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가계소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해외IB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부 국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0.4%포인트%,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0.3%포인트, 필리핀은 -0.2%포인트, 중국과 인도는 -0.1%포인트의 성장률을 각각 하향조정했다.

이러한 트럼프노믹스의 영향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한국 수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이들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가공무역 비중이 큰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으로의 수출품 가운데 가공 및 보세무역 비중이 65%에 달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노믹스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면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여건은 만만치 않다. 가계소득은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으며, 1300조원에 육박하며 한계상황에 직면한 가계부채는 가계소비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업 및 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량실업과 청년취업난이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이에 정부는 재정투입 확대와 금리인하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젠 ‘실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재정투입 확대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안할 때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설령 올해처럼 추가경정(추경) 예산까지 편성해 앞으로 1~2년 더 재정투입을 획기적으로 늘린다 하더라도 이것이 경제기조를 돌려놓기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금리정책도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이미 1.25%로 사상 최저치로, 더 내릴 여지가 협소하다. 눈덩이 가계부채 부담도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적 양적완화론’도 제기하고 있지만,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물가 때문에 이를 채택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한국의 추가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국 선택은 우리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있다.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림으로써 소비 여력을 확충하는 한편, 고용 안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당장 효과를 내기 어렵더라도, 궁극적으로 우리경제가 안정되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이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당장의 성장률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미래의 경제안정을 위해선 개혁이 필수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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